북한이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우리나라에서는 여성들이 나라의 꽃, 가정의 꽃으로 보람찬 삶을 누리고 있다”며 체제 선전에 나섰다. 반면 자본주의 국가의 여성 인권 실태에 관해서는 “육체도 돈으로 사고파는 상품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국제부녀절'로 부른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부엌데기에 불과했던 우리 여성들이 오늘은 나라의 주인이 돼 남성들과 똑같은 자격을 갖고 당당한 권리를 행사하며 참된 인생을 꽃피워 나갈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따사로운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여성들이 군대와 생산현장 등 곳곳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여성들이 최고인민회의를 비롯한 각급 주권기관의 대의원으로 선거돼 국가사업과 사회정치생활에 참가하고 있으며, 당·국가·경제일꾼으로, 영웅·노력혁신자로, 재능있는 과학자·교육자·의사·작가·예술인·체육인으로 자라나 참된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한 “김일성 주석이 조선민주여성동맹을 창설하고 남녀평등권법을 만들어 여성의 사회활동을 보장했고, 여성에 대한 배려 정책은 김정일 시대를 이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최고지도자들 찬양을 빼놓지 않았다.

반면 자본주의 국가들의 여성 인권 실태에 대해서는 비난을 쏟아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빈궁화,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 행위, 차별과 폭력행위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으며, 사랑도 육체도 돈으로 팔고 사는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은 값싼 상품으로, 현대판노예로 전락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임신부들이 뱃속에 있는 아이들의 학비 걱정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모성의 권리를 포기해야만 하는 여성들의 운명, 이것은 모든 것이 돈에 의해 좌우지되는 자본주의사회가 낳은 필연적 산물"이라고 적었다. 반면 북한 여성들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출산·육아도 도움받을 수 있는 모성보호 정책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탈북 여성 40여명이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순간에도 힘없는 여성들은 북한 독재체제의 희생양으로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과 그 추종 세력들은 하루 빨리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만연한 성폭력과 강제 낙태등 북한에서의 여성 인권 유린 실태를 폭로하면서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자유, 여성으로서의 권리를 하나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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