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한·미 합동군사훈련 ‘키리졸브’ 개시를 전후로 전방에 배치된 대대급 지휘관을 30대 젊은 장교들로 물갈이하고 있다고 4일 북한전문매체 자유북한방송이 보도했다.

북한 군 소식통은 “지난달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의 결정에 따라 전방에 배치된 4개 군단(1·2·4·5군단)의 대대급 군관(장교)들을 30대로 모두 교체하고 있다”며 “지휘관들의 작전수행능력과 나이를 감안한 대대적인 물갈이로 40대 대대지휘관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고 자유북한방송에 전했다. 이번 결정은 김정은이 지난달 23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군력강화와 군 기구체계개편를 지시하면서 이뤄졌다.

소식통은 “30대 지휘관들도 실무와 지휘능력 평가를 통과해야만 현재 자리를 보존할 수 있다”며 “평가 항목에는 병과별 실기시험, 야전임무 수행능력, 정황판단, 통솔력, 특수체육(격술 및 태권도), 전술, 군사지식 등 다양한 종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갖춘 지휘관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평가를 하는 것은 알짜배기 지휘관들을 골라내겠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조치로 북한 군의 40세 이상 지휘관들 사이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능력이 뛰어나고 통솔력을 인정받은 대대 지휘관들도 후방부대로 밀려나고, 평가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무조건 제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제대를 앞둔 지휘관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고 전했다. 20년 이상 군에 몸을 담은 채 사회와 접촉이 단절됐던 장교들이 갑작스러운 제대명령에 ‘날벼락’을 맞은 상태라는 것이다.

자유북한방송은 이번 지시로 밀려난 군 지휘관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북한 내 새로운 불만세력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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