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5월 러시아 전승 70주년 행사 참석을 꺼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은숙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일 세종연구소 학술지 '정세와 정책'에 기고한 '김정은-푸틴의 접점: 전개, 동기, 정책함의'란 보고서에서 "70년전 5월9일 소련의 붉은 군대가 베를린에서 나치독일의 항복을 받아냈음을 기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김정은이 인권이나 핵 관련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또 "우크라이나 유혈사태가 (5월까지)계속된다면 러시아군의 군사행진 등은 이산가족 상봉에 조건을 달고 동해로 미사일을 날리며 선군정치의 유업을 계승하는 세습권력자 김정은의 이미지와 상호부정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력이 급격히 감소됐다"며 "김정은은 북·러경협으로부터의 수혜는커녕 지난해 거국적 선전 등에 비춰 대내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지도 모르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또 "지난해 호주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오라'는 거친 말을 들었던 것처럼 혈통에 근거한 3대 세습지도자 김정은에게 누군가가 핵 혹은 인권에 대한 충고 혹은 경고를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정 위원은 그러면서 "이런 고민들에도 불구하고 참석한다면 이는 김정은 자신은 물론 북한측의 매우 대담한 결의를 말하는 것"이라며 "절충안으로 다른 시점에 러시아 극동지방에서 북·러 양자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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