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하는 ‘식수절’을 맞아 “한 그루의 나무라도 더 많이 심고 가꾸는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라며 나무심기를 독려하고 나섰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산림복구 사업으로 인해 부담이 늘면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사설에서 “오늘은 우리 당이 ‘산림복구전투’를 선포한 후 처음으로 맞게 되는 식수절”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향후 10년 안에 모든 산을 푸른 숲이 설레는 ‘황금산’ ‘보물산’으로 만드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며 “산림복구전투는 사람들의 애국심을 검열하는 마당”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경애하는 원수님의 열렬한 호소를 피 끓는 심장마다에 받아 안은 온 나라 전체 군대와 인민이 애국의 마음을 키워가며 정성 다해 나무를 심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이밖에 1~4면 대부분을 식수절 기사로 할애해 최근 북한 당국이 산림복구 사업에 얼마나 주력하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심을 묘목을 주민에게 강제 할당하는 방식이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전문매체 자유북한방송은 지난달 28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반, 학교, 직장에서 식수절까지 한 사람당 묘목 한 그루씩을 내라고 해 불만이 일고 있다”며 “묘목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은 일인당 4만원씩 돈을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 겨울에 땅도 녹지 않았고, 벌거숭이산에 묘목이 있을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 강도가 따로 없다”며 “학교, 직장, 인민반에서 저마다 묘목을 요구하니 가족 구성원이 많은 집에서는 한 번에 2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묘목전투 때문에 그나마 간신히 자라던 어린 나무들이 하루아침 모조리 산에서 뽑혔고 창고에 넣은 묘목을 훔치는 도둑들도 많아졌다"며 "도둑들은 묘목을 훔쳐 장마당에서 헐값에 넘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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