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당 간부 집에서 마약 1kg이 발견돼 이 간부가 보직해임되고 국가안전보위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고 26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가 보도했다.

2인조 빈집털이범이 해당 간부의 집을 터는 과정에서 마약을 발견해 훔쳐나왔고, 이들이 다른 집을 털다가 보안원에 적발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밝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초 무산광산 당위원회 조직비서의 집에서 얼음(마약) 1kg이 나와 해당 비서는 해임되고 국가안전보위부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빈집털이범인 30대 남성 두 명이 조직비서 사택을 털던 중 마약을 발견해 훔쳐나왔다"며 "이 범인들이 또 다른 집을 털다 체포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마약 절도행위까지 실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의 고위 간부들 중 일부가 마약 밀매에 손을 뻗쳐 1g 당 100위안 정도의 가격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조직비서가 가지고 있던 얼음(마약) 1kg은 북한 내에서는 10만 위안을 받을 수 있지만, 중국 거래업자에게 넘기면 30만 위안까지도 받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집권 후 마약 판매자를 정치범으로 간주해 중형으로 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번에 붙잡힌 조직비서의 경우 밀매를 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소지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판매자보다는 약한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소식통은 예상했다. 당국은 조직비서에게 마약을 판매한 사람은 물론 생산자까지 잡아내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

소식을 접한 한 주민은 "마약거래는 당과 조국을 배반하는 역적행위와 같다고 외치던 자(조직비서)에게서 마약이 1kg씩이나 나올 줄 정말 몰랐다"며 "뻔뻔스럽게 놀더니 도둑 때문에 자기 본심이 드러나니 참으로 웃기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 고위 간부들의 마약 거래나 소지 행위는 최근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에는 9군단 정치부장 부인이 2kg의 마약을 몸에 소지해 운반하던 중 청진역에서 적발돼 처벌을 받았다. 같은 해 함경북도 도보위부장과 청진시 청암구역 검찰소장이 5kg이 넘는 마약을 거래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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