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시에서 전력난으로 대중교통이 마비되자 ‘벌이버스’라는 사설 버스가 등장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RFA는 북한을 자주 왕래하는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시에서 전력난으로 전차 운행이 중단됐으며 거리에서 ‘벌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벌이버스가 한 구역을 지나는 데 운임으로 1000원씩 받고 있다면서, “출퇴근 시간에 맞춰 기존 무궤도 전차가 다니는 코스를 따라 돌며 대중교통을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벌이버스가 공공연히 운행되는 것과 관련해 이 소식통은 “공장, 기업소마다 독립채산제가 실시되면서 사람들이 어떻게든 돈을 벌려고 머리를 굴리고 있다”며 “돈주들이 버스를 사서 기업소에 들여놓고 자신이 운전사 겸 차장이 되어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또 “버스 운전수들은 ‘아리랑’ 손전화(휴대폰)을 쓰고, 담배도 한 갑에 인민폐 5위안(약 870원)짜리만 피운다”며 이들의 수입이 괜찮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은 벌이버스를 단속하면 시민들의 출퇴근을 보장할 수 없어 벌이버스 운행을 눈감아주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평양 주민 소식통은 “평양 여객운수사업소에서는 불법 버스를 단속하기 위해 규찰대를 조직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단속원들이 뇌물을 받고 눈감아주고 있다”며 “벌이버스가 없어지려면 나라의 전기 문제가 풀려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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