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등 북한 각지에 휴대전화 보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한국 음악 등 한류 콘텐츠들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30일 "북한의 도시지역에서 휴대전화 보급이 진행돼 이용자가 10%를 넘는다"며 "단지 통화만 하는 게 아니라 사진과 문서, 음악을 보거나 듣는 플레이어로서도 사용되고 있다. 북한제 콘텐츠만 있다고 할 수 없다. 중국을 통해 들어온 한국의 콘텐츠도 몰래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에 사는 아시아프레스 시민기자 김모씨는 "평양에서 휴대전화기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의 대부분은 몰래 한국 음악을 듣거나 친구와 교환하거나 한다"며 "블루투스를 사용하면 주고받기도 간단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교차로에는 보안원(경찰)이 있어서 휴대전화에 이어폰을 꽂고 무엇인가를 듣는 사람들을 보면 불러 세운 뒤 '무엇을 듣고 있는가, 보여달라'며 검열한다"며 "통화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다짜고짜 '휴대전화를 조사한다'고 저장된 사진, 음악, 문장을 하나하나 파일을 열어가며 확인한다. 휴대전화에 대한 단속은 2012년께부터 엄격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강도의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 최모씨도 "한국의 소설이나 잡지기사 등의 문서를 휴대전화에서 읽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최씨는 "예전에는 컴퓨터에서 몰래 볼 수밖에 없었지만 컴퓨터를 사면 정기적으로 '검열'을 받아야 해서 번거로웠다. 하지만 휴대전화면 어디서나 읽을 수 있다"며 "한국의 문장이 어디서부터 들어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선 내에 많이 퍼져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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