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TV가 올해 ‘새해 전투’에서 파철과 거름을 목표보다 초과 생산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이 파철과 거름은 사실 북한 주민들이 사재로 충당한 것이라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0일 보도했다.

RFA는 북중 접경지대로 나온 평양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아침마다 인민반장이 퇴비를 내라고 문을 두드리는데 정말 시끄럽다”며 “일주일 과제(할당량)가 4바께츠(바케츠)인데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할 수 없이 돈을 내고 만다”고 전했다.

평양에서 거름 한 바케츠는 북한 화폐로 500원, 4바케츠는 2000원으로, 노동자 한 달 월급 3000원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돈이라고 RFA는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자체 변소가 변변히 없는 도시 주민들은 새해가 시작되면 거름 생산 때문에 곤혹스럽다”며 “매년 퇴비 생산을 해 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거름 생산과 파철 생산은 으레 돈을 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은 자신들이 거름 생산에 낸 돈이 동사무소 간부들이나 협동농장 일꾼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남포시 주민 소식통도 “한 사람당 새해 전투 과제로 파철 10kg을 바쳐야 하는데, 나는 할 수 없어 현금으로 7000원을 내고 말았다”며 “현재 파철 1kg은 70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무슨 파철이 많아서 파철을 매해 수집하겠느냐”며 “공장, 기관들에서는 종업원들에게 돈을 걷어 설 명절 전에 강선제강소에서 파철을 사들였다가, 새해 전투가 시작되면 다시 제강소로 싣고 나온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강선제강소에서 미리 파철을 사들였다가 ‘새해 전투’ 때 강선제강소에 이 파철을 다시 바치는 눈속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실정에도 북한 관영 TV는 “내각과 성 중앙 기관들에서 파철을 수집해 강선제강소로 보내주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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