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07년엔 미얀마를 "北·쿠바와 함께 최악 국가"
2012년엔 "체제전환 모범국"

테인 세인 대통령
테인 세인 대통령
2007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체코 프라하 연설에서 미얀마를 북한·쿠바 등과 함께 '최악의 독재국가'라고 했다.

하지만 불과 4년 뒤인 2011년 미 국무장관으로선 56년 만에 힐러리 클린턴이 미얀마를 방문했다. 이듬해에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네피도에서 미얀마 지도자들의 손을 잡았다.

2003년 미얀마 군사정부는 킨늉 당시 총리 명의로 '민주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7단계로 이뤄진 로드맵은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 총선을 실시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기간·내용이 불명확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본격적인 개혁은 2011년 테인 세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시작됐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당시 아랍권을 휩쓸던 민주화 혁명에 충격을 받고 적극적인 개혁에 나섰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그해 8월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여사를 수도 네피도로 초청해 면담했다. 10월에 정치범 200여 명을 석방한 데 이어 정당등록법을 개정해 수지 여사 측 민족민주동맹(NLD)의 정당 활동을 보장했다.

이는 서방이 제재 완화를 위한 핵심 조건으로 내세웠던 사항이었다. 미얀마는 서방의 인권 개선 요구에 대응해 인권기구도 설치했다. 이 같은 속도전에 대해 CNN은 "미얀마에 대한 회의론자들조차 놀라게 할 정도로 급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등 서방도 미얀마의 노력에 적극 화답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2년 미얀마와 대사급 관계를 22년 만에 복원했고, 경제 제재도 일부 완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테인 세인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관계 정상화의 정점을 찍었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는 미얀마를 체제 전환의 '모범 사례'로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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