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연 前 해군작전사령관
윤연 前 해군작전사령관
국방부는 2월 1일부로 해군 작전사 직속 잠수함 전단을 잠수함 사령부로 승격 창설한다고 밝혔다. 우리 해군은 소장이 지휘하는 잠수함 사령부 창설로 준장이 지휘하던 잠수함 전단과 달리 잠수함 전력의 독자적 작전, 교육 훈련과 잠수함 전력을 추진할 사령부를 갖게 된다.

잠수함은 전쟁 억지력은 물론 유사시 적을 기습 타격할 능력을 지닌 국가 핵심 전략 무기 체계다. 해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힘이자 그 나라 해군력의 척도이기도 하다.

해군은 1992년 독일에서 도입한 1200t의 209급 잠수함을 시작으로 현재 209급 9척, 214급 잠수함(1800t) 4척을 운용 중이다. 해군은 앞으로 214급 잠수함 9척, 3000t급 잠수함 9척으로 총 18척 체제를 계획하고 있다. 모두 디젤 잠수함이다. 우리보다 30년 앞서 잠수함을 운용 중인 북한은 현재 80여척의 잠수함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 잠수함은 크기나 성능이 우리 해군 잠수함보다 떨어지지만 우리 해저 지형에 맞게 설계돼 위협적인 게릴라전 및 수중 도발이 가능하다. 천안함 폭침이 좋은 예다. 우리와 바다를 함께하는 중국·일본의 잠수함 전력도 우리와 비교가 안 될 만큼 막강하다.

잠수함 사령부의 핵심 과제는 핵 추진 잠수함 보유다. 그러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3000t급 디젤 잠수함 건조부터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바꿔야 한다. 시간이 없다. 잠수함의 최대 장점은 은밀함인데,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일정 기간 후 반드시 부상해야 하고 부상하면 금세 탐지돼 수상함의 밥이 된다. 또 잠수함이 이지스함 또는 항공모함과 기동 작전을 하려면 속도가 25노트 이상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보유하려는 핵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아니라 추진체가 핵 추진인 잠수함을 뜻한다.

문제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다.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는 우리로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이를 보복할 억지 전력이 있어야 한다. 핵 추진 잠수함은 잠수함의 은밀성 때문에 본토가 파괴돼도 최후 보복이 가능해 북한 핵 위협에 억지력이 될 수 있다.

잠수함 운용 22주년을 맞는 한국 잠수함은 그동안 수중에서 400만㎞, 지구를 100바퀴를 무사고 잠항했다. 잠수함 사령부 창설을 축하하며 대한민국 국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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