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암살을 주제로 한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온라인에서만 4000만달러(약 434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의 인기를 우려한 북한 당국은 해외에 나가있는 자국 대사관 직원들을 통해 ‘인터뷰’의 상영을 막고 불법 DVD의 유통을 단속하는 작업에 나섰다.

소니픽처스의 마이클 린턴 최고경영자는 20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영화 인터뷰가 현재까지 4000만달러의 온라인 매출을 올렸다고 밝히며 이 같은 성과를 ‘중대한 이정표’라 평가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영화 ‘인터뷰’는 소니에서 제작한 영화 중 역대 최고의 온라인 매출(4000만달러)을 벌어들인 ‘브라이드 메이즈’의 기록을 조만간 깰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는 아이튠스와 케이블TV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관객들이 영화를 내려받은 횟수가 580만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영화의 인기에 북한 외교관들은 외교무대에서 ‘인터뷰’의 확산을 저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각) 인터넷판을 통해 미얀마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수도 양곤에서 미얀마 경찰과 함께 영화 ‘인터뷰’의 해적판 단속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곤의 DVD 판매상들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양곤 시내의 가게들을 돌며 ‘인터뷰’의 복사판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DVD 판매점 운영자는 북한 대사관이 ‘인터뷰’ 복사판을 판매하는 가게의 명단을 조사해 미얀마 경찰에 제공했고, 양곤 현지 경찰들이 복사판을 압수하는 등 단속에 나섰다고 NYT에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경찰은 “미얀마 주재 북한대사 김석철이 미얀마의 고위 장관을 만나 ‘인터뷰’ 복사본이 유통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해당 가게의 명단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미얀마 외에도 수십개의 재외 공관에 지침을 내려 주재국 정부에 영화상영을 제지하고 불법 DVD 유통을 단속토록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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