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신동혁씨, 자서전 일부 번복]

北은 "인권결의안 무효"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을 세계에 고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탈북자 신동혁〈사진〉씨의 자서전 일부 오류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20일 "신씨가 '가장(the most)' 끔찍한 정치범 수용소에 있었느냐, 아니면 '매우(very)' 끔찍한 정치범 수용소에 있었느냐의 차이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의 명백한 인권유린"이라고 말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신씨의 증언 번복 논란에 대한 한국 언론의 질의에 "신씨가 정치범 수용소에 있었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를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답했다.

신씨는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에서 자신이 13세 때 수용소를 탈출했다가 붙잡혀 고문을 당했다고 썼는데, 최근 그 사건이 20세 때 일이라고 번복했다. 탈출을 계획했던 어머니와 형을 고발했던 일은 14호 수용소가 아닌 인근 18호 수용소에서 있었던 사건이라고 말을 바꿨다.

북한은 신씨의 증언 번복을 빌미삼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대남 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서는 신씨뿐만이 아니라 탈북자들이 말하는 모든 것이 거짓말이고 꾸며낸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신씨의 증언 번복은 북한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국무부 관계자는 "신씨의 증언 번복 논란이 있다 하더라도 북한 내 인권유린 상황이 여전하다"며 "초점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비정부기구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폴란드) 아우슈비츠나 (독일) 다카우나 전부 나치의 강제수용소다. (북한의) 14호나 18호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신씨는 정치범 수용소의 생존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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