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은 20일 북한이 설을 전후한 이산가족상봉 협의 등 남북 간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 내용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북한에 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학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나오지 않을 경우 김정은을 폭파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USB와 DVD를 대량으로 평양 지역에 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김정은은 속히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화에 나서야 하며, 설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상봉에 대해서도 답변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이산상봉을 안하고 우리 정부가 제안한 진실성 있는 대화에도 나서지 않을 경우 그 시각부터 우리는 영화 '인터뷰'를 대량 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지난 2012년 기자회견 모습. /뉴시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지난 2012년 기자회견 모습. /뉴시스
박 대표는 전날 미국 인권단체인 인권재단(HRF)관계자들과 함께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인근에서 대북전단 10만장을 살포했다. 박 대표측은 영화 '인터뷰' DVD 등을 이날 함께 살포하지는 않았다. '인터뷰' DVD 등을 살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DVD 등을 보내는 것을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의견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의 '전단살포 자제' 요청을 받아들이는 움직임을 보이던 탈북단체가 통일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각종 남북교류 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한 날에 전단살포를 강행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영역이어서 강제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면서도 “이로 인해 해당지역 주민 신변 안전에 명백한 위협이 발생할 경우에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인권단체인 HRF측은 “다음번에는 풍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든 대북전단을 날릴 수 있도록 탈북단체에 무인기 등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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