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등 북한의 최고위 지배계층을 위한 비밀 소목장이 황해남도 신원군 율라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주석부 소목장'으로 불리는 이 곳은 한 개 면(面) 정도의 면적에 해당하는 산과 호수(장수호)로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로 곳곳에 몇 겹의 초소가 있어 외부와는 철저히 차단된 비밀지대다.

이곳에는 체제수호의 전위부대인 호위총국에서 제대한 군인들이 배치돼 노동자로 일하며 이들은 모두 현지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95년 여름 업무차 약 보름간 이곳을 방문했던 탈북자 김영숙(가명·59)씨는 "당시 식량난이 절정기에 달한 시기였으나 이곳만은 완전히 예외였다"고 말했다. 제대군인과 젊은 부인들이 거의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한 명 정도씩 두고 있었으며 외부와 차단된 대신 기름·설탕 등이 풍부하게 공급됐다. 특히 쇠고기가 외부 장 시세의 100의 1 가격에도 못 미치는 1kg당 1원20전에 팔리고 있어 '천국'과 같은 생활을 누리는 것으로 생각됐다는 것이다.

텔레비전과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잘 갖춰진 단층 문화주택에서 생활하는 이들 노동자들은 외부로 나가거나 바깥에 살고 있는 가족을 초대해 들어올 수 없어 목장 초입의 초소에서 면회를 해야 하며, 부모 회갑 등 특별한 날에만 외출이 허용된다고 한다. 이곳의 소는 모두 방목되며 약초 등 고급 자연먹이로 철저한 위생관리하에 길러지고 있다. 흠이 있는 소는 자체적으로 도살 처리한다. 이곳을 관할하는 금수산의사당(현 금수산기념궁전) 주석부에서 정기적으로 차를 내려보내 건강한 소를 평양으로 운반해 간다. 책임자는 지배인이고, 여러 개 작업반과 철공소·병원·제분소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김미영기자miyo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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