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동계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또다시 강원도와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위원장 조양호· 이하 조직위)의 불협화음이 노출됐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5일 평창올림픽을 북한과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지사의 발언은 하루 종일 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자 조직위는 6일 오후 서울 중구 수하동의 미래에셋 센터원빌딩의 조직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 지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조직위는 이 자리에서 최 지사의 발언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조직위는 최 지사의 발언을 두고 "올림픽 준비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국민을 실망시키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면서 '심각한 우려'와 '강력한 유감'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직위의 곽영진 기획행정부위원장 겸 사무총장은 중앙정부와 조직위, 강원도가 자주 의견을 교류하면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했지만 막상 최 지사의 말을 두고는 강한 비판을 내놓았다.

곽 부위원장은 강력한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분산 개최 문제는 일단락됐다고 보는데 여지가 남아있는 것 같아서 강력한 표현을 썼다"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조직위와 강원도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최 지사가 중앙정부, 조직위 등 관련 단체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다소 경솔하게 발언한 것이 발단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조직위가 최 지사의 발언이 보도된 지 하루가 지나서 기자회견까지 열고 강도높게 비판한 것도 적절하지 못한 모양새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사실상 기본 입장은 이전과 똑같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위는 오후 기자회견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2시30분에서야 기자회견을 연다고 통보했다. 사실상 긴급 기자회견인 셈이었다.

조직위의 이같은 대응에 정치적 의도가 묻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최 지사가 야당 소속이어서 정부, 조직위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곽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강원도에 통보했다. 오늘 조직위 입장에는 정부의 입장도 포함된 것"이라며 "분산 개최에 대해서 조직위가 따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삼자가 모여 논의해야 한다. 그 과정을 거쳐 오늘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확대 해석하지 말아 달라"며 "중요한 문제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남북 분산 개최에 대한 것은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곽 부위원장은 "강한 어휘를 쓴 것이 강원도와 조직위의 갈등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조직위, 강원도가 대회 지원위원회를 통해 큰 틀을 정리했다. 사후 활용 방안 등 세부적인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효율적인 대회 운영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오는 이견일 뿐"이라고 전했다.

곽 부위원장은 "강원도와 많이 만나면서 결실을 맺어왔다. 앞으로 자주 만나 공감대를 찾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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