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구간 복원 준비 상반기 착수… 경원선 南·北구간 연결되면 DMZ 개발 기폭제

백마고지驛~군사분계선 10.6㎞ 연장공사 우선 추진
北이 신설해야 될 구간엔 軍시설 많아 수용여부 미지수
동해선도 최종 완공하기로… 부산~유럽 화물열차 가능

 

정부가 남북한 간에 끊긴 경원선 연결 사업을 올해 상반기부터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경원선 연결 사업을 위한 연구 용역 등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확정할 예정인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도 경원선과 동해선 연결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선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원선 연결 사업이 우리 정부의 철도 건설 계획인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되는 것도 처음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도 최근 통일준비위원회에 서울~평양~원산을 삼각 축으로 연결해 통일 한반도 대(大)수도권을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경원선을 복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경원선 "임기 내 개통도 가능"

남북한 사이에 있는 철도 노선은 경의선·경원선·동해선 셋이다. 이 중 경의선과 동해선은 이미 남북 간에 선로가 연결돼 있는 반면 경원선은 현재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역까지만 연결돼 있다. 남북한을 연결하기에 앞서 우선 남측 구간인 백마고지역부터 군사분계선까지 10.6㎞를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역에서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하는 관광열차 ‘경원선 DMZ 트레인’이 승객을 태우고 서울역을 출발하고 있다. 이 열차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정부는 남북 간에 끊어진 경원선을 연결하는 사업을 올 상반기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지호 기자
서울역에서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하는 관광열차 ‘경원선 DMZ 트레인’이 승객을 태우고 서울역을 출발하고 있다. 이 열차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정부는 남북 간에 끊어진 경원선을 연결하는 사업을 올 상반기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지호 기자

10.6㎞ 중 2㎞ 정도는 비무장지대(DMZ)에 있어 북한과의 합의가 필요한 반면 나머지 8.6㎞는 민간인 통제 구역 안에 있어 남측이 자체적으로 건설할 수 있다.

장차 경원선이 북한까지 완전 개통된다면 서울에서 원산을 거쳐 러시아로 가는 길도 열리게 된다. 다만 북한의 군사력이 집중된 곳이라 북측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북한도 평강에서 군사분계선 사이 14.8㎞ 구간을 복원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실제로 경원선이 연결돼 열차가 달리려면 북한과 합의가 필요하지만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남측 구간이라도 미리 준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측 구간을 완공하는 데 10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원선 남측 구간은 길이가 짧아 결정만 빠르면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 완공해 개통식을 여는 것도 가능하다"며 "DMZ 개발에도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인프라센터장은 "경원선은 한반도에 남아 있는 마지막 단절 노선이란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경원선 사업을 추진하면서 철원과 금강산을 잇는 '금강산선'과 연결한다면 서울에서 열차를 타고 금강산 관광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긴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현재 서울역~백마고지역 구간에 DMZ 관광열차를 운행 중이다.

◇장기적으로 대륙 철도도 운행 가능

한편 동해선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남북이 동시에 착공해 2007년 강원 고성군 현내면 제진리~군사분계선까지 7㎞ 구간이 이미 개통됐다. 당시 북측도 금강산에서 군사분계선까지 18.5㎞ 구간의 철도를 복원해 개통식도 함께 열었다.

하지만 정작 강릉~제진리 간 110㎞ 구간을 건설하지 않아 실제 열차가 달리지 못하고 선로가 섬처럼 남아 있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동해선을 완공하려면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긴 하지만 남북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동해선을 따라서도 러시아까지 철로 연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릉~제진리 구간을 건설하는 데 1조8000억~1조90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동해선과 관련해 국토부는 2019년 개통을 목표로 경북 포항~강원 삼척 간(165.8㎞) 철도를 건설하고 있다. 2008년 포항~영덕 구간을 착공했고 작년 말 나머지 영덕~삼척 구간의 공사에 들어갔다. 동해선 구간이 전부 완공되면 장기적으로 부산에서 북한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화물 열차가 달릴 수 있는 길도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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