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둥이를 기준으로 말한다면 중·고등학교 시절까지 신문 및 라디오가 일상적으로 뉴스를 접하는 중요 매체였다. 특히 라디오 뉴스 시간과 기상 예보 시간에는 으레 아시아 지역 뉴스를 빼놓지 않고 전해 주었다. 예를 들면 필리핀 막사이사이상에 관한 이야기나 인도의 인디라 간디 수상의 이야기, 그 외 기상 예보 시간에는 뉴욕·파리·자카르타나 쿠알라룸푸르 등 세계의 기상까지 빼놓지 않고 전해 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대통령도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불어넣어 주었는데 우리는 북한을 이해하는 데 엄청난 장벽을 스스로 쌓고 있는 것 같다. 그 대표적 실례가 바로 언론이나 방송 매체에서 전하는 기상 예보의 한반도 지도를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우리는 북한의 행정구역이나 도시의 이름을 몇 개나 알고 있는가? 기상 정보를 보도할 때 북한 지역의 기상 예보를 같이 전하면서 반쪽 국가의 기상 지도를 한반도 전체의 지도로 바꾸어서 전하면 안 되는 것인가?

글로벌 시대를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반쪽 국가의 지도에만 얽매여 있으면서 통일을 외치고 있는가? 외국에서 귀국 후 KTX 편으로 부산에 오면서 열차 내 TV에 보도되는 기상 예보 시간에 한반도의 반쪽 국가 지도 모습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우리는 왜 이리 인색할까? 그것을 보는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세계관을 어떻게 평가할까? 2015년부터는 기상 예보 하나라도 한반도 전체의 지도로 전하면서 북한에 대한 우리 인식의 폭을 확대하여 작은 것 하나부터 통일을 준비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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