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재단 비용 전액 부담, 한글 자막 영화 10만개 지원… 탈북단체 통해 날려보내기로
일부 국경지역 北주민들 카카오톡 통해 이미 영화 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다룬 미국 영화 '인터뷰'가 흥행에 성공하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북한 당국이 영화의 반입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30일 "미국의 인권재단(HRF)으로부터 영화 '인터뷰'를 북한에 보내기 위한 비용 전액을 지원받기로 합의했다"며 "며칠 전에 한글 자막으로 번역한 '인터뷰' DVD와 USB 각각 5만개를 지원받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12월과 1월은 풍향이 좋지 않아 많이 날릴 수는 없다"며 "1월 중에 북풍이 부는 날을 골라 1만장을 먼저 날리고 나머지 9만장은 여러 차례 나눠서 보내겠다"고 했다. 최근 북한에서는 한국 휴대전화(로밍폰)를 사용하는 일부 주민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영화 '인터뷰'를 시청하는 등 벌써 북한 내 유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소재로 다룬 미국 영화‘인터뷰궩의 한 장면.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부 북한 주민들도 이 영화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소재로 다룬 미국 영화‘인터뷰궩의 한 장면.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부 북한 주민들도 이 영화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30일 "탈북 단체들이 한국에서 휴대폰을 개통한 뒤 중국을 통해 북한에 들여보내면 현지에서 자동 로밍이 되면서 북·중(北中) 국경에서는 카카오톡 사용이 가능하다"며 "영화를 본 북한 주민 2명과 전화 통화를 해보니 '처음에 기대하고 봤는데 만화 같은 느낌이 들어 실망했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의 생김새와 행동이 실제와 다른 점이 너무 웃겼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3류 영화를 오히려 북한이 과잉 반응을 해서 키워준 꼴이 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외국 기자가 김정은에게 '주민들에게 밥은 왜 안 주나요? 사람들이 배고파하지 않나요?' 하고 묻는 장면이 있다"며 "한 주민은 그 장면을 얘기하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누군가는 꼭 저렇게 말해야 한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북 소식통은 30일 "중국에서만 1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뤄진 이 영화의 북한 내 반입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은 지난 25일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상장·우리의 중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직(중앙상무조)을 만들어 국경지역 밀수꾼을 상대로 대대적인 검열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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