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더 인터뷰’의 반입을 막기 위해 밀수꾼들의 CD, USB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고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30일 보도했다.

이 매체의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국경 지역 단속을 강화하며 비상상태에 들어갔는데, 알판(CD)과 USB, 스마트폰에 대한 검열이 특히 강화됐다. 이는 최근 ‘최고 존엄’인 김정은의 암살을 다룬 영화 ‘더 인터뷰’ 온라인 배포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의 이러한 단속 강화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고 있다. 북한 주민 대다수가 ‘더 인터뷰’라는 영화의 존재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단속 강화로 그런 영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그 영화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던 국경지역 밀수꾼들은 단속과 통제를 받으면서 (김정은) 장군님 암살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서, 오히려 ‘더 인터뷰’는 북한 주민 사이에서 확산될 조짐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국경 지역 주민들 중 약 50%가 중국통신사 서비스를 받는 핸드폰을 이용하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어서 온라인에 배포된 ‘더 인터뷰’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최고 존엄’을 암살하는 내용인 만큼 처음 적발되면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당분간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몰래 보는 것처럼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영화가 퍼지는 건 시간 문제”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