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전(前) 의장인 강우일 제주교구장이 25일 성탄 미사에서 최근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히틀러’에, 헌법재판관들을 히틀러의 비상조치에 찬성한 ‘독일 재판관들’에 비유했다.

강 주교는 이전에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내기도 했고,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도둑질’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강우일 “독재자의 폭정에 자리 까는 역할 법조인이 했다”
 

강우일 주교/뉴시스
강우일 주교/뉴시스

강 주교는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에 대해 “여러 사건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고 흔들리는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판결”이라며 “헌재 판결에 대해 많은 이들이 표현·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유신시대로 퇴행시키는 편향된 판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기만한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그는 “역사적으로 독재자의 폭정이 가능하도록 자리를 까는 역할에 법조인이 있었다. 나치에서 유대인들을 집단수용소에 감금하고 처형까지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고 재판관들이 히틀러의 비상조치법에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히틀러는 1933년 의회를 해산하고 국민 기본권을 유보하는 비상조치를 통해 일당독재 체제를 완성한 뒤, 6년 뒤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강 주교는 “우리나라도 이승만 정권 때부터 잘못된 정책이나 행동에 법 전문가들이 합법성과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그때 중죄인이었던 이들이 30~40년 지나 무죄판결을 받고 있으니, 거짓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을 배우고 깨닫는다”라고 했다. 이어 “21세기에 과거의 일이 재현되는 것이 부끄럽고 가슴 아프다”고도 했다.

강 주교는 앞서 24일 제주중앙성당에서 발표한 성탄메시지에서도 “헌법을 수호한다는 이들에게서 정당해산 판결을 받고 불관용과 억압, 단죄와 처단의 광풍이 휘몰아치는 어둠의 시대를 통탄하며 참담한 심정으로 절망의 골짜기를 걷는 이들 곁에 주님께서 침통하게 묵묵히 걷고 있다”면서 헌재 결정을 비판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 요구, 4대강 사업은 ‘도둑질’로 규정
 

강우일 주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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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주교는 이전에도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09년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도내 성당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호소문에서 “제주도민을 위해서나 국민 전체를 위해서나 해군기지 건설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며 “행정당국이 이를 묵살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데, 이는 생태계에 대한 폭력”이라고 했다.

그는 2010년 7월 주교회의 기관지에 게재한 기고문에선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를 십계명 중 7번째 계명(‘도둑질하지 마라’)을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 계명은 단순히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자연계 전체는 인류에게 맡긴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모든 인간이 이를 보호할 책임이 있음을 밝히는 명령”이라고 했다.

☞강우일 주교는
1945년생. 경기고와 일본 도쿄 상지대를 졸업하고 1973년 교황청이 설립한 우르바노대학에서 유학했다. 1974년 사제직을 받은데 이어 명동 주교좌본당 보좌신부를 거쳤다. 1978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육국장과 홍보국장을 역임했다. 1985년 12월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고, 1986년 2월 발레키움의 명의 주교로 서품됐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장, 1995년 3월부터 1998년 2월까지 통합 가톨릭대학교 초대 총장을 맡았다. 2002년 7월 28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제주교구 교구장 주교에 임명됐다.
 

강 주교는 이전에도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09년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도내 성당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호소문에서 “제주도민을 위해서나 국민 전체를 위해서나 해군기지 건설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며 “행정당국이 이를 묵살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데, 이는 생태계에 대한 폭력”이라고 했다.

그는 2010년 7월 주교회의 기관지에 게재한 기고문에선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를 십계명 중 7번째 계명(‘도둑질하지 마라’)을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 계명은 단순히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자연계 전체는 인류에게 맡긴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모든 인간이 이를 보호할 책임이 있음을 밝히는 명령”이라고 했다.

☞강우일 주교는
1945년생. 경기고와 일본 도쿄 상지대를 졸업하고 1973년 교황청이 설립한 우르바노대학에서 유학했다. 1974년 사제직을 받은데 이어 명동 주교좌본당 보좌신부를 거쳤다. 1978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육국장과 홍보국장을 역임했다. 1985년 12월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고, 1986년 2월 발레키움의 명의 주교로 서품됐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장, 1995년 3월부터 1998년 2월까지 통합 가톨릭대학교 초대 총장을 맡았다. 2002년 7월 28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제주교구 교구장 주교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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