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문화 유입을 차단하라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북한 방송이 외국 영화의 방영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RFA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내 소식통을 인용해 “주말에 보여주던 외국 영화가 텔레비전에서 모두 사라지고, 대신 국내(북한) 영화만 재탕·3탕으로 방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 원수가 외국 문화 유입을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텔레비전이 외국 영화 방영을 중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양 내 다른 소식통도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재작년부터 주말 외화 방영 시간에 중국 영화는 거의 사라졌고, 소련 시대에 제작된 오래된 러시아 영화를 주로 방영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 영화마저도 방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텔레비전에서 외국 영화를 방영하는 내용을 잘 관찰해 보면 조선(북한)과 다른 나라의 친소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그는 “과거 중국과의 관계가 좋을 때는 중국 영화가 주로 방영됐고, 러시아와 관계가 좋을 때는 러시아 영화가 주로 방영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의 지시에도 외국 영화 비디오의 판매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목란비디오’가 만든 러시아영화 알판(DVD)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어, 목란비디오를 통해 주민들의 돈을 거둬들이기 위한 수작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RFA에 전했다.

열악한 전기 사정으로 일반 주민들은 TV를 거의 시청하지 못하는 북한에서는 생활에 여유가 있는 주민들이 배터리나 태양열 축전기를 이용해 소형 액정TV를 시청하거나, 노트북으로 ‘목란비디오’가 제작한 외국 영화 DVD를 시청하면서 여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