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불러일으킨 영화 ‘인터뷰’가 개봉 하루 만에 불법 다운로드 75만건을 기록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26일(현지 시각) CNN머니·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은 파일 공유 사이트인 빗토런트(BitTorrent)의 발표를 인용, 전 세계에서 영화 ‘인터뷰’를 불법 다운로드한 건수가 75만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영화 제작사인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내 극장 개봉일보다 하루 앞선 24일 오전 10시(미국 동부 시각) 구글과 유튜브 등을 통해 ‘인터뷰’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첫 20시간 동안 집계된 수치다.

파일 공유 관련 뉴스 사이트 토런트프리크(TorrentFreak)는 미국 거주자만 ‘인터뷰’를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한 소니의 방침 때문에 불법 다운로드가 쇄도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규모의 불법 다운로드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는 개봉 첫날에만 미국 331개 극장에서 100만달러(11억원)를 벌어들이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폭스뉴스는 소니가 ‘인터뷰’ 판매 수익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유료 다운로드 시장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앞서 ‘인터뷰’는 김 제1위원장을 탐욕스러운 독재자로 표현하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령을 받은 주인공들이 김 제1위원장을 암살하는 내용을 다뤄 개봉 전부터 북한의 반발을 샀다.

‘인터뷰’ 제작사 소니는 지난달 해킹을 당해 당사 영화 5편의 원본과 아직 촬영에 들어가지 않은 영화 시나리오 다수, 배우·임직원 4만7000여명의 개인정보 등이 유출되는 피해를 봤고, 해커를 자처하는 이들로부터 ‘인터뷰’ 개봉 시 9·11 테러와 같은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협박을 당했다.

이에 소니는 ‘인터뷰’의 개봉을 취소했다가 ‘테러에 굴복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입장을 번복해 지난 25일 ‘인터뷰’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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