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가 25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배포됐다.

이 영화를 제작한 미국 영화사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전 3시를 기해 공식 웹사이트와 유튜브, 구글플레이, 엑스박스 비디오 등에 ‘인터뷰’를 업로드하고, 이를 회당 5.99달러(6600원)에 보거나 14.99달러(1만6500원)에 다운로드받아 볼 수 있게 했다.

마이클 린턴 소니 최고경영자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를 해치려는 집단에 의해 회사와 직원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이 영화를 배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디지털 배포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우리는 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의 싸움이 무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사이버 범죄가 결코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소니의 ‘인터뷰’ 온라인 배포 결정은 전날 미국 전역 300개 독립영화관에서 25일 이 영화를 개봉하겠다고 밝힌 뒤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달 22일(이하 현지 시각) 소니는 ‘인터뷰’의 개봉을 앞두고 사이버 공격을 당해 당사 영화 5편의 원본과 아직 촬영에 들어가지 않은 영화 시나리오 다수, 배우·임직원 4만7000여명의 개인정보·메일 내용 등이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소니는 당사를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평화수호자들’로부터 “‘인터뷰’를 개봉할 경우 9·11 테러 수준의 테러를 가할 것”이라는 협박을 받자 지난 18일 ‘인터뷰’의 극장 상영을 포기했다. 당초 ‘인터뷰’는 미국 내 3000여개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미국 정부가 소니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주체로 북한을 공식 지목하고, 소니에 대해 ‘북한의 위협에 굴복했다’는 미국 내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지난 21일 소니는 “우리는 겁먹거나 굴복하지 않았다”며 다시 개봉 입장으로 선회했다.

한편 소니에 대한 사이버 공격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북한은 ‘인터뷰’의 상영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김성 참사는 24일 AP에 “북한은 이 영화를 온라인으로 배포하는 것이나 미국의 300개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비난은 하되, 어떤 물리적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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