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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3인방(황병서·최룡해·김양건), 오찬에 80분이나 지각… 꼬인 南北관계 올해도 못 풀어"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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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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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방담

연초부터 나온 '비선 의혹'
靑, 7개월 동안 침묵하며 오히려 문제 더 키운 셈

잇단 총리 후보자 낙마 후 인사청문회法 개정한다더니 여전히 하나도 바뀐 것 없어

 
지난 1년을 돌아볼 때 본지 정치부 기자들로선 청와대 비선(袐線) 실세 국정 개입 의혹과 국무총리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 지난 10월 북한 고위층 3인의 남한 방문 등은 미련이 남는 사건들이다. 언론의 취재·보도가 좀 더 적극적이고 정치(精緻)했다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연말 정국은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 유출로 달궈졌다. 그러나 사실 이 문제는 올해 초부터 조금씩 흘러나왔었다. "정윤회씨가 청와대 비서관 3인방을 통해서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 "청와대 내에 정윤회파(派)와 박지만파(派) 사이에 알력이 있다"는 등의 얘기가 증권가 정보지에 돌아다녔다. 민정수석실 일부 문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박지만 EG 회장이 주변에 '정윤회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말을 한다"는 증언들도 이어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건이 유출되고 보도까지 됐는데도 이를 방치했다. 그렇게 7개월 동안 제대로 대응을 안 해 일을 키운 셈이 됐다. 언론으로서도 명확한 증거가 잡히지 않았더라도 초기 단계에서 '권력 암투설'과 청와대 의사 결정 구조 문제를 기사화하고 경고등을 켤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지난 10월 4일 북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이 인천에 내려왔다. 청와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이 이들을 맞았다. 당장이라도 남북 관계가 풀리는 것 같은 장면들이 연출됐고 언론은 이를 며칠간 크게 보도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북한의 방문 목적은 남남갈등 유발이었다는 사실이 시간이 지나면서 확인됐다. 정부도 언론도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따라가는 구조적 문제가 다시 드러났던 것이다. 또 나중에 알아보니 북측은 남측의 김관진 실장 등을 오찬장에서 1시간 20분이나 기다리게 했다고 한다. 당일 12시 30분으로 예정된 오찬회담에 별일도 없이 호텔에 머물던 3인방이 오후 1시 50분이 돼서야 식당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북한으로부터 하루 전에야 방문 통보를 받고, 회담 시간도 북측 요구에 맞춰주는 식으로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북측에 빼앗긴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이었다.

―지난 5~6월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했다. 안대희 후보자는 변호사 시절 5개월여 만에 16억원을 번 것을 두고 고액 수입·전관예우 논란에 휘말렸다. 문창극 후보자는 "일본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등의 발언이 KBS에 보도되면서 '역사인식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KBS 보도가 강연 전체 맥락을 무시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KBS 보도는 추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정치권 안팎에선 "아까운 인재들만 다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부·여당에선 그 뒤 "사생활 부분은 비공개로 하고, 후보자가 정해지면 일단 인사청문회까지는 의무적으로 마치게 하자"는 법 개정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지금까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당시 문 후보자 지명에 대해 '비선 라인'이 추천한 인사라는 의혹도 돌았다. 하지만 나중에 문 후보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추천한 것이 정설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초 음주 추태를 이유로 신현돈 전 1군사령관이 전격 경질된 일도 돌아볼 점이 많다. 당초 신 전 사령관이 모교 강연 후 회식자리에서 만취해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갈 때 군화가 벗겨진 채 헌병에게 업혀 나왔고, 화장실에서 수행원이 과도한 경호를 해 시민과 실랑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의원이 자료를 공개하고 브리핑을 했다. 국방부는 당시 아무 반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11월 초 진상 조사 결과 소주 2병 이상의 음주를 하긴 했으나 휴게소에서 군화가 벗겨지거나 헌병에게 업힌 사실이 없고, 시민들과 실랑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여론의 비난이 높은 상황에서 '아니다'라고 나설 수가 없었다"고 했다. 신 전 사령관이 전역 직후 기도원에 들어가 연락이 쉽지 않았던 상황이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본인에게 확인했었더라면 더 정확한 보도가 가능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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