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공지영(51)씨에겐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말과 함께 ‘폴리테이너’(politainer)라는 수식어도 자주 따라붙는다. 폴리테이너는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이다. 현안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의견을 트위터를 통해 가감없이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의 트위터 발언은 진보·좌파 색채가 강하고, 종종 자극적 단어가 사용돼 많은 찬반 논란을 낳았다.

공씨는 지난 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을 추종한다는 이유로 통진당을 해산함으로써, 정부와 헌재는 자신들이 북한과 똑같음을 보여주고 말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날 자신이 만난 사형수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한때 인간막장이던 그들이 민주주의 후퇴시키는 당신들보다 낫다. 진심이다”라고 했다.

이 발언도 곧장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맞는 말”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북한 추종이 대수롭지 않다는 거냐” 반론도 나왔다.

공지영 “정치가 내 소설 방해한다”면서 문재인 승리 기원 단식기도

2012년 2월 9일. 당시 40여만명의 트위터 팔로워(트위터 받아보는 사람)를 거느리며 활발한 ‘트위터 정치 활동’을 했던 공씨는 돌연 “당분간 트위터를 접겠다”고 밝혔다. 당시 인터넷방송 ‘나꼼수’ 출연자인 정봉주 전 의원을 응원하는 한 여성의 ‘비키니 인증샷’에 대해 나꼼수 멤버들의 사과를 요구했다가, 정 전 의원 팬들로부터 트위터를 통한 ‘욕설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씨는 “이런 식으로 연예인이 자살할 수도 있었겠다고 절감했다”고도 했다.
 

2012년 8월 소설가 공지영가 신간 출판기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2년 8월 소설가 공지영가 신간 출판기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트위터 절필(絶筆) 선언 5일 만에 “트위터가 없으면 난 입까지 없는 상태”라며 활동을 재개했다. 그로부터 사흘 후 그는 노무현재단 초청 강연회에서 “정치가 내 소설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방해할 줄 꿈에도 몰랐다”면서도 “트위터로 표현의 자유를 가지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후 공씨는 이전보다 더 활발한 트위터 활동을 했고, 더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2012년 총선이 열렸던 4월 11일 그는 투표를 독려하며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4·11 총선 투표율이 정오 기준, 78%에 육박한다”는 글을 리트윗(퍼나르기)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면서 “그 분들 잘 뭉치시는군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당시 타워팰리스 안에 설치된 투표소 투표율은 오후 1시 기준 38% 안팎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허위사실 유포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한 달 뒤 공씨는 트위터에 “돌고래를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한 가지! 여수 엑스포에 전시된 흰돌고래쇼 입장권을 사지 말아 주세요”라는 글을 올렸으나, 여수엑스포에는 흰돌고래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또다시 허위사실 유포 논란이 벌어졌다.

공씨는 그해 12월 1일부터 12일간 단식(斷食) 기도를 했다.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한 기도였다. 이는 공씨가 “정치가 내 소설을 방해한다”, “단식이니 하는 자학적인 운동은 그만해야 한다”라고 한 자신의 과거 발언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선 다음 날인 12월 20일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나치에 비유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침에 한술 뜨다가 울었다. 나치 치하의 독일 지식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중략)…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누리던 표현과 언론의 자유는 과분한 것이었나 보다. 존경할 만한 분을 얻었다. 문재인이란 사람.”
 

2012년 총선을 이틀 앞둔 그해 4월 9일, 서울 연세대 정문 앞에서 소설가 공지영씨가 당시 민주당 한명숙 대표, 서울대 조국 교수와 함께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2년 총선을 이틀 앞둔 그해 4월 9일, 서울 연세대 정문 앞에서 소설가 공지영씨가 당시 민주당 한명숙 대표, 서울대 조국 교수와 함께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공씨는 또 올해 7·30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광주의 딸’ 권은희 의원의 남편 재산 축소신고 의혹이 불거지자 “성녀(聖女)를 뽑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지난 9월 세월호 유족의 대리기사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땐 “(유족이) 어느 동네서 대리기사와 다툼한 일까지 대대적으로 보도한다”며 “언론이 파고들 문제가 그리 없나”라고 했다.

공씨에 대한 평가는 진영 별로 극명하게 갈린다. 여권에선 “야(野) 편향 소설가”란 평가가 많지만, 야권에선 “진보적 작가·지식인”으로 통한다.

공지영 “작가가 정치를 안 다루는 것이 훨씬 더 정치적”

공씨는 2012년 신간 출간간담회에서 자신의 정치활동 이유에 대해 “작가가 정치를 안 다루는 것이 훨씬 더 정치적”이라며 “정치가 더 많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인권상황을 좋게 만들어줘야 한다. 제가 정치활동을 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나는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자유가 있다”며 “제 발언을 두고 정치할 거냐고 물어보는 것은 결국 작가로서, 엄마로서, 시민으로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건 안 된다는 걸 각인시키려는 꼼수로 보인다”라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