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북한 김정은 정권이 경제 분야에 자율권을 상당히 부여하면서 자금력을 갖춘 시장 '돈주'들에 의해 북한경제가 좌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16일 "지난 3년간 김정은 체제가 내건 새로운 경제관리조치에 힘입어 북한 돈주들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상당히 제고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내륙 지방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는 40대 한 남성은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지금 신의주시에 주재하고 있는 무역회사와 상품 유통회사들은 미화 수십~수백만 달러를 가진 돈주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며 "이 사람들이 빠지면 사실상 국가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물류사업차 북·중 접경지역을 왕래하는 50대 남포시 사업가도 "몇십만 달러씩 가진 사람들이 화물운송과 버스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사람들은 돈을 꿔주고 높은 이자를 받거나 송금도 해주고 이득금(수수료)을 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가는 "만일 (북한)정부에서 외화사용을 막거나 돈주들을 통제할 경우 돈의 흐름이 막히면서 물가가 상승할 것이고 이는 곧 일반 주민들의 생계에 큰 타격이 돼 민심이 나빠지게 된다"고 소개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평양시 50대 남성도 "돈주들이 없으면 국가건설과제를 수행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며 "최근까지 공화국(북한)에서 건설된 대규모 전시성 사업도 돈주들이 뒤에서 시멘트와 강재를 대고 중국에서 건축자재를 들여다 장식한 것"이라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은 2012년 김정은 정권 들어 공장 기업소마다 독립채산제에 기초한 경영자율권을 부여하고 공장 자체로 원료의 조달과 생산물 제조와 판매, 심지어 대외 무역권한까지 부여했다"며 "이에 따라 북한 내부에서는 돈 있는 사람들은 기업소 곳곳에 편입돼 중역을 담당하면서 사실상 경제를 주도하는 주인공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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