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따라 사업 首長 바뀌어… 해외 무역社 사장도 수시 교체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의 각종 외화벌이·이권(利權) 사업은 권력층의 부침에 따라 소관기관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김정은이 이권 사업의 재배분을 통해 북 지배층을 통제·회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경제 사업이 체제 유지의 방편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권 사업 재배분은 작년 말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 이후 급속하게 진행돼 왔다. 노동당 행정부 54부가 관리하던 24개 주요 탄광·광산 등 자원 사업은 2012년까지는 군 총참모부가 관할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리영호 총참모장이 숙청된 뒤 장성택이 이를 장악했다. 다른 이권 사업들도 장성택 그룹에 집중됐다.

 
 

그러나 장성택 몰락 직후부터 각종 이권 사업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과 군부로 넘어갔다. 54부 사업은 올 1월 당 39호실로 이관돼 김여정이 사실상 관리를 맡았다. 당 38호실의 대흥·금강관리국의 외화벌이 사업과 39호실 산하 대성은행·통일발전은행 등 금융 사업, 고모 김경희가 관리하던 경흥·낙원지도국의 유통·백화점·무역 사업도 김여정 관할로 넘어갔다. 이권 사업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김정은 통치 자금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장성택이 주무르던 핵심 건설 사업은 군으로 다시 넘어갔고, 30개 무역회사 업무는 총정치국 산하로 갔다. 김정은은 천리마타일 공장과 서해 양식장 등을 시찰하면서 "앞으로 군이 맡아서 하라"고 지시했다.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김여정이 관리하던 이권 사업 상당수는 지난 9~10월 대남연락소 외화벌이 사업을 관리하던 빨치산계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에게 이양됐다"며 "외화벌이 회사들을 김정은 산하 국방위가 직접 총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엔 해외 무역회사 사장들도 수시로 교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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