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연료 던진 고교생
5개월전 인터넷 통해 폭죽 연료 재료 구입

10일 밤 전북 익산에서 열린 종북 논란 토크 콘서트를 무산시키기 위해 고교생 오모(18)군이 던진 폭죽용 고체연료와 재료들. /뉴시스
10일 밤 전북 익산에서 열린 종북 논란 토크 콘서트를 무산시키기 위해 고교생 오모(18)군이 던진 폭죽용 고체연료와 재료들. /뉴시스
지난 10일 밤 전북 익산 신동성당에서 폭죽용 고체 연료를 터뜨려 신은미·황선씨의 종북 논란 토크 콘서트를 중단시킨 고교 3학년 오모(18)군은 경찰 조사에서 "다친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북한을 옹호하는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서였지 누굴 해치려 한 게 아니었다"고 일관되게 말했다. 그는 "화공 재료를 담은 냄비를 무대로 들고 나가 연기를 피우며 마이크를 잡으려 했으나 냄비가 청중 우산대에 맞아 나뒹굴면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진술했다. 단상에서 마이크를 잡으면 '이런 토크쇼는 불필요하다'고 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오군은 9일 TV를 통해 익산에서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범행을 결심했다. 그날 오후 '로켓캔디'로 불리는 고체 연료와, 점화를 돕는 적린(赤燐·성냥 재료), 매캐한 연기를 내는 황 등을 담은 도시락을 준비했다. 이 화공 재료들은 불꽃놀이를 하기 위해 5개월 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이다. 로켓캔디는 화공 관련 기능사 자격증 2개를 딴 그가 설탕물과 질산칼륨을 배합해 직접 만들었다.

오군은 이 준비물 사진들과 함께 '집 근처에서 신은미의 종북 콘서트가 열린다. 찬합통에 폭약을 담았다. 내일이 기대된다' 등의 글을 인터넷에 세 차례 올렸다. 공고 화공과 졸업반인 그는 범행 당일 실습장 쓰레기장에서 고체 연료에 적린과 황을 얹고 식당 점화기로 불을 붙이는 실험까지 해봤다. 오군은 "실험할 때 추위를 이기기 위해 고량주를 마셨다"고 했다. 우익 성향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준회원인 그는 이번 범행을 혼자 저질렀다고 했다.

익산경찰서는 11일 오군에 대해 일단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오군의 담임 교사는 "급우들이 그를 '일베'라 부르기도 했으나 느린 말투에 유머가 많아 교우 관계가 좋았고 중상위 성적에 성실했다"며 "충동을 못 이기는 10대라는 점이 참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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