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아침 출근길 교통 체증이 있고 운전자들은 경적 울리기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진 한국정책금융공사 조사연구실 북한경제팀 책임연구원은 10일 '탈북자 인터뷰를 통해 살펴본 북한의 승용차 정비사업' 보고서에서 "평양에도 아침 출근길에 교통체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안개 낀 날이나 지금과 같은 겨울철 길에 빙판이 생기면 차들이 천천히 가기 때문에 (교통체증이)생긴다"며 "이 외에도 한국처럼 주요 명절날 전에 명절물자를 바삐 나르기 때문에 때때로 정체 현상이 생기며 11월 김장할 때도 배추를 나르는 차량이 많아져 교통체증이 생긴다"고 소개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평양의 운전자들은 자동차 경적 누르는 것을 즐긴다. 경적 소리를 기관총·사이렌 소리로 바꿔서 시끄럽게 울리기도 한다. 경적 관련 법규가 없어 당국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다. 북한도 차량 속도제한이 있다. 3개 차선의 경우 1차선은 80㎞/h, 2차선은 60㎞/h, 3차선은 40㎞/h이다. 2개 차선인 경우 1차선은 60㎞/h, 2차선은 40㎞/h이다. 다만 고속도로에는 속도제한이 없다.

고속도로에는 평양에 들어오는 차량을 단속하는 '10호 초소'가 있다. 10호 초소는 차를 세우고 통제 물품을 소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며 탑승자의 몸 혹은 소지품을 검사한다. 주로 마약이나 불순녹화물 소지 등을 확인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대 전까지는 북한의 개인승용차는 김일성·김정일의 선물로 내려온 승용차와 재일조총련 친인척들이 보내온 승용차로 구분됐다.

2002년 이후부터는 남포시에 있는 평화자동차공장에서 승용차가 대량생산되면서 북한 사람들은 돈이 있으면 누구나 개인승용차를 소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조총련, 외국대사관, 칭호 받은 사람들 등 극소수만이 개인 명의로 평화자동차를 구입하고 있다.

평화자동차 수가 늘었지만 전체 차량의 10%를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산 중고차의 비율이 가장 높다.

보안성(경찰청)에서 운전면허를 따면 자동차 운전면허증이 발급된다. 각 도에 있는 운전수 양성소는 6개월에서 1년간 교습소 형태로 운영되는데 운전수 지망생들은 여기서 숙식을 하면서 운전을 배우게 된다. 운전기술과 수리정비기술을 동시에 배우기 때문에 면허증을 따려면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거주 젊은이들은 동평양 지구에 있는 평양 청년중앙회관(보림관 옆) 운전수 양성소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운전면허자격을 얻는다. 이후 운전면허심사소에 가서 면허시험을 보는데 대부분 뇌물이나 뒷돈을 주고 운전면허증을 획득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북한에서 자동차 수리공은 수리 기술을 인정받으면 운전수보다 높은 지위를 누린다. 수리 분야에서 15년에서 20년 근무해야 하므로 고급 기능공이 되기 쉽지 않지만 고급수리공이 되면 고위급 간부와 직접 식사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북한에서 승용차수리소는 1990년대 말부터 평양시를 중심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 평양에는 합영 혹은 일반회사 명판을 걸고 운영하는 수리소가 대략 30곳이라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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