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파란불이다. 이 정도의 조추첨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의 ‘2015 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 상대들이 결정됐다. 한국은 7일 새벽(한국시각) 캐나다 오타와에 위치한 캐나다 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2015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E조에 편성됐다. 브라질, 스페인 그리고 코스타리카와 한배를 탔다.

이번 대회는 총 24개 팀이 참가한다. 지난 대회보다 8개 팀이 늘어난 규모다. 6개 조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른 뒤 각조 1, 2위와 3위들 중 상위 4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3위까지만 이름을 올려도 16강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한국의 이번 조편성은 나쁘지 않다는 평이 많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브라질-스페인-코스타리카와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만난다.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을 상대했던 전력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 News1 DB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브라질-스페인-코스타리카와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만난다.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을 상대했던 전력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 News1 DB

현재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FIFA 랭킹은 17위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브라질, 스페인, 코스타리카의 FIFA 랭킹은 각각 6위, 16위, 40위이다. 브라질은 부담스러운 상대인 것이 사실이나 스페인과는 엇비슷한 위치고 코스타리카는 한참 밑이다.

한국은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북한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골을 내줘 아쉽게 패한 바 있다. 당시 후반 중반 이후로는 완벽하게 한국의 페이스였다.

‘강철 체력’이라던 북한 선수들이 지쳐서 걸어다녔을 정도다. 과거에는 일방적으로 밀렸던 상대인데 아시안게임에서는 제대로 혼쭐을 냈다. 북한의 FIFA 랭킹이 11위다. 스페인과 코스타리카의 전력이 결코 북한보다 높다 말할 수 없다. 한국이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이유다.

윤덕여 감독 역시 조추첨 이후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괜찮은 조편성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팀보다는 우리 스스로 어떻게 준비를 하고 대비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우리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서 대회를 준비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특히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르게 된 몬트리올은 지난 U-20 여자월드컵 당시 경험한 바가 있어 대표팀의 현지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서도 나쁘지 않다. 한국은 1차전에서 브라질을 만나고 2차전 상대는 코스타리카다.

어차피 서로 경직돼 있을 첫판에 조 최강과 상대하는 것이 나쁘지 않고, 적응을 마친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대와 조우하는 스케줄도 한국으로서는 득이다. 몬트리올에서 1, 2차전을 치른 한국은 오타와로 장소를 옮겨 스페인과 최종전을 치른다.

지난 2003년 월드컵 진출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서게 된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지난 5월의 여자 아시안컵 4위와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 획득의 여세를 몰아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첫 번째 월드컵이었던 2003년 대회에서 브라질, 노르웨이, 프랑스와 함께 B조에 속했다. 당시 노르웨이의 FIFA 랭킹은 2위였고 브라질 6위, 프랑스 9위였다. 10위 안에 있는 3팀과 싸웠던 것에 비하면 이번 조편성은 한결 가벼워보인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