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 "통일은 한국 뿐만 아니라 동북아를 넘어 세계 인류에게 '대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제7차 세계정책회의(WPC)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동북아 시대를 열고, 유라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은 분단된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최대의 불안 요인이자 세계 평화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지난 11월18일 유엔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가결되자 북한은 초강경 대응을 선포하며 '핵전쟁'을 언급하는 등 또 다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기에 더해 동북아 주요국 간 역사문제와 영토와 해양을 둘러싼 대립과 긴장도 계속되고 있다"며 "저는 이러한 불신과 갈등을 상호 신뢰의 협력구도로 바꾸는 것이 진정한 '아시아 세기'를 여는 열쇠가 된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동아시아가 안고 있는 갈등의 기저에는 신뢰의 결핍이 자리잡고 있다"며 "따라서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설명하면서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라고 언급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민생을 위한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북한의 경제 발전을 지원할 것이며, 한반도에서 냉전의 그늘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관련해서는 "저는 동북아 다자협력을 위해서는 독특한 역할과 위상을 가지고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우선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는 가까운 시일 내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기초로 3국간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나가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유라시아 지역의 신뢰 인프라 확충을 위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먼저 '남·북·러' 및 '남·북·중' 협력 사업을 통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해 나가고 동북아를 넘어 유라시아 지역으로 교통과 에너지망을 연계해서 21세기 국제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냄은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정치·안보에서도 신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그리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조화롭게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해양과 대륙의 교차점인 한반도에 신뢰와 평화의 통로가 열리게 될 것이며 국제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랑스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WPC는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주최로 2008년 이래 매년 개최되고 있다.

전 세계의 고위인사들이 국제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회합의 장으로 이번에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게 됐으며 박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WPC 기조연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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