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현 우암코퍼레이션 에티오피아 지사장
김세현 우암코퍼레이션 에티오피아 지사장

최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보는 듯하다. 그동안 북한 편을 들던 아프리카 몇몇 나라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츠와나는 지난 3월 UN 북한인권조사위(COI)가 북한 인권 실상을 발표한 직후 북한과 모든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동아프리카에서도 북한 관련 이슈가 관심을 끌고 있다.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국제김일성상 수상자로 결정된 데 대한 주변국 반응이 그것이다.

우간다 정부는 무세베니 대통령이 2014년도 국제김일성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실을 정부 홈페이지에 게재했는데, 이는 상을 받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근 국가인 에티오피아의 최대 영문 일간지 더 데일리 모니터(The Daily Monitor)는 지난 13일자에서 '수상하지 않는 게 더 좋을 상(A prize better to win not)'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국제김일성상 수상자로 무세베니 대통령을 선정한 것에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과거 수상자들을 보면 북한이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국제김일성상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를 알 수 있다. 북한은 김일성을 세계적 지도자로 끌어올리고 주체사상을 확산시키는 데 노력해온 이들에게 상을 수여해왔다. 북한이 이런 저급한 상을 동아프리카 핵심 지도자에게 수여하려는 것은 겉보기에는 아프리카를 존중하는 듯하나 실제로는 아프리카를 무시하는 행태이며, 북한이 정통성 있는 아프리카 국가의 명예와 존엄을 경시하고 있다는 증거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안보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인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주체사상 확산을 도모하는 행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오랜 기간 추진해온 무상원조와 새마을운동 전수 등 각종 경제지원 정책 효과가 한류와 맞물려 아프리카인들의 인권 의식을 깨우고 세계를 보는 시야를 넓히는 데 기여하지 않았을까. 에티오피아 신문이 외교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사안까지 거론해가며 북한 행태를 비판한 기사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인류는 지구라는 공동체에서 서로 돕고 살아야 존재의 영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세계인이 북한을 보편타당한 정부로 인정하기 전까지 국제김일성상도 논란 대상이 될 뿐이다. 국제사회가 왜 북한의 변화와 상식적인 국가가 되기를 요구하는지 북한 당국의 자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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