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들이 4일 '종북(從北) 콘서트' 논란의 장본인인 재미 교포 신은미씨를 초청해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2011~2013년 6차례 방북한 신씨는 전국 순회 토크 콘서트와 책·기행문 등을 통해 북 체제를 찬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유엔이 북 정권 핵심 인사들을 반(反)인권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세우기로 결의한 지난 19일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김정은을 '친근한 지도자'로 묘사하면서, "탈북자 80~90%는 북녘 땅이 받아준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은 신씨에 대해 '마녀사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사실을 제대로 밝혀보자는 취지에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고 한다. 신씨는 지난 4월 전국을 돌며 가진 20여 차례 토크 콘서트에서도 '굶어 죽는다는 나라(북한)에 무슨 꽃 파는 매대(賣臺)가 그리 많으냐' '북한 교회 예배에 참여하면서 (종교 자유가 허용되는) 충격적 경험을 했다'는 식의 말을 해왔다.

수십 년 전에 좌파 인사들이 북을 찬양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북의 실상이 폭로·공개되면서 북이 외부인에게 보여주는 것은 무대장치와 연극일 뿐이고 그 뒤에는 참혹한 진상이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이제는 좌파들조차 그런 찬양은 하지 않는다. 그런 마당에 뒤늦게 북을 몇 번 관광한 사람의 철없는 이야기에 솔깃해할 국민도 없다.

궁금한 것은 국회의원들의 행태다. 무려 2만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북 정권의 인권 탄압 실태와 주민들의 처참한 생활상을 고발했다. 북에 대한 모든 진실은 신씨 같은 관광객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다가 목숨을 걸고 사선을 넘어온 탈북자들의 증언에 모두 담겨 있다. 국회의원들이 정말 북의 실상에 대해 알아보겠다면 먼저 탈북자들을 만나보아야 한다. 하지만 그랬다는 이야기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대신 어느 야당 의원은 진실을 말하는 탈북자를 향해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결국 이들의 관심사는 진실이 아니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일본이 만든 북한인권법을 당사자인 우리만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가로막혀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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