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연내 방북이 무산됐다.

1일 이 여사의 방북 실무를 담당하는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여사는 추운 날씨와 건강을 고려해 방북을 내년 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 여사는 주말 동안 담당 의료진과 평화센터 측 측근들과 논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 여사님은 연내 방북을 희망하셨으나 의료진의 권유에 고심하다 결정을 내리셨다"고 말했다. 평화센터 측은 이날 중 북측에 이 같은 뜻을 팩스를 통해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이 여사 측과 북측은 지난달 21일 개성에서 만나 이 여사의 방북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진행했으나 구체적인 방북 일정을 조율하진 않았다. 이 여사의 측근들은 지난 10월 폐렴 증세로 입원하기도 했던 이 여사의 건강 이상을 우려해 방북을 미룰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사는 우리 나이로 올해 93세다.

일각에선 이 여사의 방북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17일)와 겹칠 것을 우려해 방북을 미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우리 측과 북측 모두 (실무협의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정부에서도 관련한 어떤 의견도 우리 측에 준 것이 없다"며 이 같은 관측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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