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언론인 덩위원
해직 언론인 덩위원

지난달,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거취가 국제사회의 수수께끼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 네티즌들은 김정은의 거취를 두고 내기를 거는 등 가십거리로 여기기까지 하고, 북한에 정변이 일어나 김정은이 연금되었다는 이야기를 믿는 사람이 늘어났다.

북한처럼 폐쇄된 국가에서 최고 지도자가 한 달이 되도록 중요한 회의에도 불참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의 상식으로는 전체주의 국가의 논리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정변의 확실한 증거가 없는 현재, 가장 가능성 있는 가설은 김정은이 병으로 쉬고 있다는 것이며 중국 SNS에 널리 퍼진 정변설은 뜬소문에 불과하다.

중국인이 북한과 김정은의 행방에 이렇게나 관심을 가지고 정변에 관한 각종 소문을 퍼뜨리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혈맹관계였던 북한을 중국의 처지에 빗대어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북한의 정변이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자는 많은 중국인이 북한에 정변이 일어나기를 희망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낙후된 ‘사회주의 국가’이자 가장 추악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북한 정권에 변화가 일어나 반세기 동안 이어져 왔던 김 씨 일가의 통치가 끝이 난다면, 같은 사회주의 국가로 중국 공산당 통치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의 처지가 난처해질 것이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중국을 ‘서쪽의 북한’으로 지칭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이들은 북한의 정변은 김씨 정권의 통치가 민심을 잃은 결과로, 중국 공산당이 이러한 국가와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인의 불행임을 알려주는 계기로 생각한다.

 
 

후자는 북한에 정변이 발생할 경우 한국과 미국으로 치우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북·중 간의 혈맹이 깨지고 북한이 중국에 가지고 있던 지정학적 가치가 사라지면 동북아에서 중국은 한·미·일과 북한의 전략적 봉쇄에 직면할 것이다. 비록 중국이 개혁개방을 통해 북한과 점점 거리를 두고 있고,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현실적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북·중 양국은 여전히 명목상의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표면적으로는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시 말하자면, 중국은 아직 북한이 이용할만한 가치가 있는 국가로, 만약 북한에 정변이 일어나면 김씨 정권의 몰락과 함께 이 가치 역시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중국인이 북한의 정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호기심에서 비롯된 부분도 있으나, 그 의도가 매우 명백하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적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비록 중국에도 북한과 같은 정변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사람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공산당이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시대적 흐름을 따라간다면 누가 무너뜨릴 수 있겠는가?

5세대 지도부는 정권의 폐단에 대한 위기감을 가지고 반부패 개혁, 당의 업무 스타일 개선, 제도 건설, 개혁 추진, 법치 강화를 내걸고 대대적으로 적폐를 뿌리 뽑고 있다. 이와 동시에 여론 및 민간에 대한 탄압과 반대자에 대한 단속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했고 개혁에 대해 기대감을 상실케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개방되고 다원화된 시장경제 환경에서 여론을 하나로 통일해 잡음을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에 이를 위해 전제 정권의 힘을 동원한다면 여론의 불만을 자아낼 것이다. 현재 중국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기에 중국 공산당은 북한의 사례를 통해 정변의 뜬소문이 왜 퍼졌는지를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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