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력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최대 철광석 생산지인 무산광산이 며칠 전 아예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25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올해 봄 가뭄으로 북한 수력발전소의 전력생산은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주요 발전소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서 주민의 생활은 물론 주요 공장, 광산의 가동까지 중단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가동이 중단된 무산광산은 북한 최대의 철광 생산지로, 철광석 매장량만 30억 톤에 이른다. 철광 생산능력은 연간 650만톤에 달해 북한 중공업에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 매체의 소식통은 “그동안 공급받았던 약간의 전기마저 협동농장 탈곡장들에 모두 돌려 무산광산 철광 생산이 중단된 것”이라며 “철광을 기본원료로 쓰던 김책제철소와 성진제강소의 선철, 강철생산에도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광산의 가동 중단에는 철광의 가격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무산광산에서 생산한 철광은 그동안 북중 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소식통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철광을 톤 당 50달러로 수입해가던 중국 측 기업이 가격을 낮춰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요구를 (북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중국 측은 철광 수입을 중단하고 세관 문을 닫아 버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이 당장 전력난을 해결할 상황이 못 되고, 중국의 가격 인하 요구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철광석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무산광산 가동이 중단되자, 광산으로 생계를 이어온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철광석 수출로 근근이 받아오던 배급마저 끊기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광산에서 일하던 기능공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아 뿔뿔이 흩어지면 광산 재가동이 결정되도 철광석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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