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판매·부동산·대부업 등 개인사업으로 수십만달러 벌어

 
최근 북한에 개인 사업으로 수만달러에서 수십만달러 부를 축적한 20·30대 신흥 부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확산되는 시장경제의 영향력이 젊은 세대에게 깊숙이 스며들었다는 분석이다.

북한 소식통은 23일 "1980~90년대에 태어난 북한 젊은 세대가 시장화의 영향을 받아 돈벌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들은 스마트폰 등 첨단IT 기기를 이용해 장사 정보를 수집하고 전국적 장사 네트워크를 구축해 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평양과 함흥·청진·원산 등 대도시에 사는 일부 20·30대는 스마트폰 등 휴대폰 도소매와 부동산 사업, 주유소 운영, 대부업, 다방, 도매업 등 기성세대와는 다른 자본주의 방식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함북 청진에서는 골조만 세워진 아파트를 5000달러에 사들여 실내장식을 중국식으로 한 다음 5만달러에 되파는 이른바 '아파트 사업'에 젊은 투자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젊은 사업가는 대도시에 주유소와 가스 충전소를 세우거나 '스탠다'라고 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지어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북한 상황에 밝은 탈북 인사는 "특히 휴대폰 장사는 돈을 잘 벌어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기 직업으로 떠올랐다"며 "장사꾼 한 사람이 휴대폰을 보통 수십 대에서 수백 대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는 '개인 은행 사업'이라는 대부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젊은 부자들은 돈을 많이 벌어도 북한에서 마땅히 쓸 만한 곳이 없는 데다 늘 당국의 단속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불안해한다"며 "이들이 가진 돈을 '누리지 못하는 돈'이라고 칭하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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