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6개월여만에 풀려난 미국인 제프리 파울씨가 억류 당시 미국 대통령의 도움을 요청했던 것은 북한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고 7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파울씨는 억류 당시 CNN과의 인터뷰가 이뤄진 배경에 대해 "인터뷰 전 예행연습같은 것을 했다"며 "억류 미국인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했으면 하고 북한측이 바라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억류 상황의 절박함을 호소해 미국에서 뭔가를 하게끔 하라는 신호였다"며 "북한 법에 위배되는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당시 미국 대통령의 도움을 호소했던 건 스스로 생각한 것이냐는 질문에 파울씨는 "통역 요원이 그런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파울씨는 미국 등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어떤 말을 할지 논의하던 중에 그러한 제안이 나왔고 자신 역시 좋은 생각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역 요원이 클린턴(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이름을 댔다"며 북측이 클린턴 전 대통령 급의 대북 특사를 원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억류된 3명의 미국인 가운데 왜 자신이 억류됐는지에 대해 그는 "모르겠다. 내가 더 (나머지 두 사람보다) 고분고분해서인지 정말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파울 씨는 지난 4월 말 북한을 방문했다가 청진의 한 나이트클럽에 성경을 몰래 놔두고 나오려 한 혐의로 5월 7일 체포돼 구금됐다. 북한은 약 6개월 뒤인 지난달 22일 파울씨를 석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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