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는 북침' '현대는 중국 기업' '대한민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교육부, 10년간 97개국 조사… 1003개 오류중 140개만 수정
 

'1950년 6월 25일 남한군이 북한으로 침략'(우즈베키스탄의 교과서 연표), '조선은 청의 번속국'(2012년 출판된 대만의 고1 교과서), '현대는 중국 기업'(2007년 출판된 스리랑카 10학년 교과서)….

외국 교과서에 서술된 한국 관련 내용에는 잘못된 표기에서부터 역사 왜곡까지 오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병국 의원(새누리당)이 교육부와 외교부로부터 받은 '외국 교과서 한국 관련 오류 시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10년간 교육부는 총 97개국의 교과서 2125권을 분석해 1003개 오류를 찾아냈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까지 수정이 완료된 것은 140건(14%)에 불과하다.

 
 

외국 교과서 오류 중에는 한국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내용이 많다. 예컨대, 프랑스의 2007년판 교과서에는 여학생과 남학생의 중등 교육(중·고등) 취학률을 비교하면서, 한국은 남아에 비해 여아의 취학률이 현저히 낮다고 표기했다. 실제는 국내 남녀 취학률이 별 차이가 없다.

또 콜롬비아 2011년판 교과서는 '세계 영양'에 대한 지도에서 북한을 하루 3500㎉ 이상 섭취국으로 '영양 상태가 아주 좋은 국가'라고 소개한 반면, 남한을 하루 2500~3000㎉ 섭취국으로 '영양 상태가 충분한 국가'로 표시해 남한이 북한보다 영양 섭취가 떨어지는 것으로 서술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맹률이 10~30% 미만'(콜롬비아·실제는 0%에 가까움), '남한 전체 인구 50~74%가 도시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칠레·실제로는 91%)고 서술한 교과서도 있었다.

역사를 잘못 서술하거나 왜곡된 내용도 다수 발견됐다. 예컨대, 우즈베키스탄의 교과서 연표에는 '1950년 6월 25일 남한군이 북한으로 침략'이라고 표시해 6·25전쟁이 '남침'이 아닌 '북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2012년판 교과서에서는 '이 시기(20세기 초)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였다. 한국 정부는 매우 부패하였다. 한국 농부들은 방치되고 무력했다. 일본은 경제적·전략적 중요성을 가진 한국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서술했다. 일본의 한국 침략 불법성은 언급하지 않고, 한국의 낙후상만 강조한 것이다. 슬로바키아의 교과서는 '남한의 놀라운 경제성장은 일본과 미국에서 도입된 기술에 기반을 둔다'고 기술해,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일본과 미국의 원조에만 기반을 둔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세르비아의 2011년판 6학년 교과서는 '인쇄술을 발명한 사람은 독일 출신의 요한 구텐베르크'라고 서술했다. 1372년 고려 시대에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을 출판한 점을 서술하지 않은 것이다.

이 밖에도 한국의 탈식민 시기가 1945년이 아닌 1948년이라고 서술(파나마)하거나, 한반도가 1973년 당시 공산주의 국가라고 표기(콜롬비아)한 경우도 있었다. 리투아니아 교과서는 한국의 종교를 '토속 신앙과 기독교'로 지도에 표시했고, 크로아티아 교과서는 대한민국 국가명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써놓기도 했다.

정병국 의원은 "동해·독도 표기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역사나 경제 발전에 대한 왜곡된 내용을 시정하는 것도 시급한 일"이라며 "외교부가 나서 오류를 적극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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