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탈북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협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수시로 테러협박 통지를 보내고 있고,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난잡하고 방탕한 생활을 했다는 식으로 도덕적 흠집을 내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

급기야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을 내세워 그들의 입으로 욕을 하게 하고 협박을 하는 비인간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모든 수법들은 탈북자들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북한의 전략전술이다.

북한에서 교육받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일제 강점기에 김일성이 빨치산 투쟁을 할 당시, 일본군에게 포위돼 겪은 고난에 대한 얘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일제가 김일성을 항복시키려고 그의 할머니까지 동원해 갖은 협박을 다했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군은 김일성부대를 항복시키기 위해 계속 삐라를 뿌리며 협박을 했는데, “부대가 포위됐다” “빨리 항복해서 부모처자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라” “탈출해 돌아온 사람들은 잘 살고 있다”는 등 유격대를 정신적으로 와해시키기 위한 내용이 많았다고 한다.

북한은 또 일본군이 김일성 부대를 와해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일가족을 인질로 끌고 왔고, 가족애와 혈육의 정까지 동원해 협박하는 잔인한 심리전을 감행했다고 선전했다. 그때 김일성의 할머니인 리보익여사도 손자인 김일성을 항복시키기 위해 평양에서 만주까지 끌려가 김일성을 항복시키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리보익 여사는 일제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았다고 찬양해댔다.

그러나 그렇게 잔인한 일제도 손자를 굴복시키라는 권유를 뿌리친 김일성의 할머니 리보익 여사를 고문하거나 살해하지 않았다.

요즘 북한의 탈북자 협박 전술을 보면, 북한에서 교육받은 김일성 부대 이야기와 어쩌면 그렇게 닮았는지 충격적이다. 북한 김씨세습 집단의 잔인함과 치졸함은 그들이 그처럼 비난했던 일제와 비교도 안될 정도라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북한은 조명철 의원의 동생을 내세워 형을 욕하게 하고, 신동혁씨의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을 사기꾼으로 몰게 했다. 만약 북한에 남은 이들이 당국의 요구를 거절했다면 아마도 잔인하게 처형을 당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은 이번 일로 자신들이 일제에 버금가는 잔인한 집단임을 스스로 자인을 한 셈이다.

우리 가족의 탈북으로 우리의 탈북사실을 전혀 알지도 못했던 아무 죄 없는 나의 외삼촌은 북한 평안남도 북창에 있는 18호 관리소에 끌려갔다. 그 분은 추운 겨울에 바깥에서 떠돌다가 얼어서 운명하셨다.

북한의 지긋지긋한 인질극 때문에 탈북한 수만명의 사람들이 죽은 사람처럼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북한의 반인륜적인 행위에 대해 고발조차 꺼려하며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일부 탈북자들은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의 잔인한 인권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있는 사실을 고발하고, 국제사회와 세계의 양심에 호소했다. 그러자 북한은 북에 남아있는 가족을 협박하고, 이들에게 극악한 형벌을 가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치졸하고 잔인한 심리전은 북한정권의 멸망이 멀지 않았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의 혁명역사를 교육하면서 일제가 망할 때 김일성의 할머니와 동생까지 동원해서 김일성을 항복시키려고 심리전을 벌렸지만 결국 일제는 망할 수밖에 없었으며, 조국은 해방됐다고 선전했다. 조명철 국회의원과 신동혁씨의 가족을 내세워 협박을 하는 것을 보니 북한정권도 멸망할 날이 멀지 않은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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