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재 브라질 대사는 17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겸 노동당 제1비서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을 내놨다.

호베르투 콜린 북한주재 브라질 대사는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김정은 정권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제 그가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콜린 대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은 아버지가 사망한 즉시 당과 군, 보안 당국과 같은 핵심 조직을 장악하고 독립적인 지도력을 과시했다. 이어 고위 관료들의 숙청을 통해 권력을 강화했다"며 "김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집단 지도체제 양상을 보이면서 노동당이 위상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래 대중과의 접촉을 중시해 왔고 경제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그의 통치스타일 또한 핵심 권력계층을 대동한 집단 정책결정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김정일 위원장과도 현저히 차별된다"고 분석했다.

콜린 대사는 "현재 북한은 새 아파트, 극장, 유원지, 스케이트장, 승마교습소, 돌고래 수족관, 물놀이장, 마식령 스키장 등 생활수준 개선에 거액을 쏟아 붓고 있지만 김 제1위원장이 집권한 뒤 일어나고 있는 많은 표면적이고 작은 변화들이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콜린 대사는 또 김정은을 직접 만난 적 있냐는 질문에 "그를 환영하는 축제 행사 때 개인적으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며 "형식적인 접촉이었지만 상당히 친절해 보였다"고 답했다.

이 밖에 그는 "현지 관리들은 내게 한반도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를 개발하고 주민들 생활수준을 개선하는데 심각한 장애가 되기 때문이라면서"라며 "대북제재, 그리고 북한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고립돼 있는 현실은 세계 평화와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 북한을 소외시키고 비방하는 것은 이 나라의 행동을 오히려 더욱 과격하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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