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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불투명' 대북정책으로 진실공방 논란 자초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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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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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접촉 브리핑 '오락가락'하다 北 '진상공개'로 뒤통수 맞은 셈
대북정책 신뢰도에도 의문 제기 불가피

   
▲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서 북측 김영철(오른쪽 가운데) 국방위원회 서기실 책임참사 겸 정찰총국장과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왼쪽 가운데)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14.10.15/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지난 15일의 남북 군사당국 간 접촉을 두고 남북이 또 한번의 '진실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가 불투명한 행보로 이번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17일 제기된다.

이번 군사접촉은 박근혜 정부 들어 진행된 남북 대화 관례와 다르게 사전 브리핑 없이 접촉 당일 오전에서야 한 일간지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실제 접촉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해당 사실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버티기'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일반 국민에게 공개되는 통일부 및 국방부의 공식 브리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접촉이 끝난 뒤 이에 대한 설명 역시 부족하긴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합의된 사항은 없다", "접촉은 차분하고 진중하게 진행됐다"는 말 외에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던 정부는 접촉 하루 뒤인 16일 오전 돌연 통일부 당국자의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북측에서 당초 우리 측에 '긴급 단독 접촉'을 제의했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군사당국 접촉을 지난 7일 전통문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명의로 우리 측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보내온 만큼 이 같은 발언은 곧바로 북한이 '황-김 단독접촉'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돼 보도됐다.

특히 이는 결과적으로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대표로 내보낸 우리 측이 접촉의 급을 애써 낮추며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 한 지난 4일 인천 회담으로부터의 남북 대화 추동력을 누그러뜨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비공개 브리핑 불과 한 시간 여 만에 통일부의 입장은 다시 변경됐다.

이 당국자는 급하게 요청한 두 번째 비공개 브리핑에서 "북한에서 '황-김 단독접촉'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북한 측은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대표로 보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병서-김관진'은 이번 전통문의 발신자·수신자로 명기됐을 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의 오류도 수 시간 여 만에 북한의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오후 8시쯤 '공개보도'를 통해 자신들이 우리 측에 보낸 전통문의 일부 내용을 그대로 공개했다.

통신은 자신들이 김관진 실장 앞으로 전통문을 보냈으며 "(NLL 상호 포격과 관련한)사태를 수습할 목적으로 귀하와의 긴급단독접촉을 가질 것을 정중히 제의합니다"라고 명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7일 첫 전통문 이후 3차례나 우리 측에 추가로 전통문을 보내 만남을 요구했으나 우리 측이 계속 이를 묵살하다 '최후통첩'이 나간 후에야 대화가 성사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보도는 북한이 즐겨 쓰는 전형적인 '진실공방' 카드로 당국 간의 대화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명백히 국제적 관례에 어긋나는 행위인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날 북한의 보도를 통해 정부가 언론을 상대로 거짓말을 공식 발표한 점이 드러난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정부는 전날 자정 가까이 되서야 뒤늦게 발표한 추가 입장에서 "북한에서 김관진 실장을 우리 측 대표로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따라서 "김관진 실장의 이름은 전통문의 수신자로 명기됐을 뿐"이라는 통일부 당국자의 발언은 부인할 수 없는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이번 접촉 전후 과정에서 그간 고수했던 '투명한 대북정책'에 완전히 이반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개성공단 정상화 회담을 모두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지난 2월 첫 고위급 접촉 개최 당시 북측의 '비공개' 요구 자체를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공개하며 비공개 대화를 거부한 것과는 판이한 태도다.

언론 대응 과정에서 청와대와 대북 유관부처 간 불협화음도 감지되며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된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15일 접촉 당일 통일부와 국방부는 언론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부처의 공식 입장 발표 후에도 남북 회담의 모든 과정을 최종 결제하고 보고받는 청와대는 "관련 사실은 각 부처에서 확인하라"는 엉뚱한 답변만 내놨다.

실질적으로 각 부처의 언론 대응 문안을 최종 조율하는 청와대가 각 부처에 사실상 거짓말을 지시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측이 30일로 제의한 양측의 고위급 접촉을 북측이 거부하게 될 경우 지난 4일 인천 회담에서 도출된 '고위급 접촉 재개'라는 남북 합의의 무산 책임에서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여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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