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식량 피원조국인 북한이 올해 중국에 식량 수출을 30% 이상 증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올해 북한의 대(對)중국 식량 수출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35% 증가했다고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으로 수출한 식량의 양은 지난 2011년 한해 원조받은 식량보다 더 많았다고 NK뉴스는 전했다.

북한은 15년 넘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 원조를 받는 국가로 손꼽혔다. 2011~2012년 유엔(UN) 발표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2/3가 한달에 두번 정부에서 배급되는 식량에 의존하고 있고, 5세 이하 어린이들 중 1/3이 영양실조로 발육상태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식량 생산 조건도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UN은 북한이 매년 4만톤에 달하는 식량 부족을 겪고 있고, 5% 성장이 예상됐던 올해 곡물 생산량도 올 초 극심했던 가뭄으로 실현되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통적인 식량 원조국이었던 중국에 오히려 북한이 수출을 늘리고 있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인 마르쿠스 놀란드 미 국제경제연구소(IIE) 연구원은 “이전까지 북한의 식량 수출은 외화 벌이를 위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현재 중국을 상대로 한 북한의 식량 수출은 시장 메커니즘의 압력과 유인을 반영한 것”이라며 “북한 내부 시장에서의 식량 가격이 정체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놀란드 연구원은 또 다른 원인으로 내부 곡물 시장에 대한 북한 당국의 규제와 부실한 시장 인프라를 제시했다. 그는 “식량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거나, 높은 임금을 받는 소비자들의 곡물 수요를 이끌어낼 만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대중국 수출 유인이 높아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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