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통화량 제한 조치 때문에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추가 개통한 ‘대포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요즘 웬만큼 산다 하는 사람들은 아리랑 터치식 손전화를 쓰고 있다. 특히 간부와 큰 상인들은 이런 전화기를 2대씩 가지고 다닌다”는 평안북도의 한 공무원 인터뷰를 8일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터치식 스마트폰인 ‘아리랑 스마트폰’의 가격은 1대당 450달러로 북한 주민들이 구매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체신당국이 1개월 통화량을 200분으로 제한하면서, 통화량 조사를 피하려는 일부 가입자들이 ‘대포폰’을 개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매 가입자당 통화량을 200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그 이상 넘어서면 통화내역을 도청하거나 감시를 한다”며 “이 때문에 장사를 크게 하는 상인들과 간부들은 200분을 다 쓰고 모자라 다른 사람의 명의로 손전화를 하나 더 뽑아서 모두 400분을 쓴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인터뷰한 평양의 한 대학생도 “김일성 종합대학 학생들을 비롯한 평양시의 웬만한 학생들도 손전화를 2대씩 가지고 다닌다. 미화 20달러만 주면 자기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들이 도처에 깔렸다. 이런 사람들은 가난해서 평생 가도 손전화를 가질 능력이 안된다”고 말했다.

북한 체신성과 공동으로 북한 내 이동통신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의 오라스콤은 최근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전체 인구의 10%인 24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2008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5월 200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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