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북한 대표단의 '깜짝 방문'은 3일 오전 인천아시안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북한 선수단을 통해 우리 측에 통보돼 하루 만에 급하게 성사됐다. 북한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비서 스스로 "무리해 오게 됐는데 급히 준비해 줘 고맙다"고 했고, 청와대 관계자도 "예상치 못한 제안에 우리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북한 측은 지난 3일 오전 인천에 있던 북 김영호 조선올림픽위원장을 통해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비서 등이 4일 인천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이 제안을 받을지, 어떤 일정과 의제를 갖고 만날지 논의한 뒤 북측에 방문 수락 의사를 전했다. 양측은 북 대표단의 인천 도착 1시간 전인 4일 오전 9시에 이를 동시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실세들의 남한 방문 통지문을 선수단을 통해 받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북의 이번 결정이 급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의미"라고 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인천에 관광객들이 많이 온 상태에서 일반인과 접촉을 피하면서 신변 안전도 기해야 하다 보니 오찬 하고 회담할 장소를 찾기 힘들었다"며 "이렇게 어려울 수 있구나 (해서) 당황했다"고 했다.

북한 대표단은 베이징을 경유하는 일반 항공노선이 아니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전용기를 타고 서해상을 거쳐 직접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북 대표단은 이날 저녁 식사를 하고 가라는 제안에 "비행기에서 먹겠다"며 그냥 인천공항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 대표단에 정관장 홍삼을 선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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