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김광민 감독(왼쪽)과 중국의 하오웨이 감독이 25일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News1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김광민 감독(왼쪽)과 중국의 하오웨이 감독이 25일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News1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의 ‘김정은 원수님’ 찬양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25일에는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과 ‘체조요정’까지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오후 인천 연수구 아시안게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김광민 감독은 "김정은 원수님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실 수 있는 사랑을 다 주시고 모든 배려를 돌려주신다"고 말했다. 북한 여자축구가 세계 정상이 실력을 발휘하는 이유를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난 뒤 친히 우리 선수 모두를 불러 곁에 안아주시며 기념사진도 찍고 사랑의 선물도 주셨다"며 "지난 8월11일에는 전문가들도 알지 못하는 부분까지 우리를 친히 지도해주셨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북한 역도 선수 엄윤철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달걀로 바위깨기’ 발언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했다. 엄윤철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최고 사령관 김정은 동지(노동당 제1비서)께서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없지만, 사상을 넣으면 깰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셨다"면서 "우리 체육인들은 그런 사상으로 세계기록을 세웠다. 그것이 힘의 비결"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함께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김은국도 포상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무엇도 바라는 것이 없다"면서 "오직 김정은 원수님께 기쁨을 드리고 인민에게 기쁨을 준 것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날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체조요정’ 홍은정도 김정은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들의 질문에 미소만 짓고 입을 열지 않던 홍은정이 끝내 남긴 한마디는 “원수님(김정은 위원장)이 기뻐하실 것 같아 좋다”는 소감이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 NK는 북한 선수 및 감독의 이어진 ‘찬양’ 발언에 대해 북한 당국의 지침과 보상체계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데일리 NK는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 “예전 선수들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선수들에게 '금메달은 못 따도 장군님의 대외적 권위는 꼭 지켜야 한다'는 식의 지침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난날 국제경기에서 우승하고 시상식에서 성과의 비결을 장군님께 돌린 선수들에게 주어진 보상이 떠올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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