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 북측 대표단은 31일 오전 공동보도문을 채택한 뒤 밝은 표정으로 삼성 기흥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는 등 남한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오후 8시15분 CA126편으로 베이징(북경)으로 출국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공동보도문 발표에 앞서 오전 9시28분쯤 대표 모임을 갖고 그동안의 노력을 서로 치하하며 성공을 자축했다. 박재규(박재규) 통일부 장관이 “회담을 잘 끝내다 보니 태풍도 동해 쪽으로 비켜갔다”고 하자, 전금진(전금진) 북측 단장은 “하늘도 자연도 축복하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남북 대표단은 청와대를 예방한 뒤 황원탁(황원탁)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에 가봤는데 좋더라며 추천한 서초동 봉희설렁탕 집에서 술잔을 부딪치며 오찬을 함께 했다. 양영식(량영식) 통일부 차관은 “평양이 냉면이면 서울은 설렁탕”이라며 분위기를 잡았고, 테이블 여기저기서 “위하여” “통일을 위하여”라는 건배 소리가 들렸다.

이어 기흥 삼성전자 공장을 찾은 전 단장은 방명록에 ‘북남 경제협력을 활성화해 민족공동의 번영을 이뤄나가자’고 서명한 뒤 공장을 둘러봤다.

북한 대표단은 “서울 시민들과 남녘 동포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린다”는 출발 성명을 남기고 베이징을 향해 떠났다.

/홍석준기자 udo@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