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아시아드선수촌에서 열린입촌식에 북한선수단이 참석하고 있다. .2014.9.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아시아드선수촌에서 열린입촌식에 북한선수단이 참석하고 있다. .2014.9.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 및 임원진 등 대표단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북한 대표단 전원이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얼굴이 담긴 '초상휘장'(배지)을 가슴 위에 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초상휘장'은 북한 주민과 간부들을 막론하고 왼쪽 가슴에 달고 다니는 배지로 김일성 주석 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담겨있거나 이 둘 모두의 얼굴이 담겨있기도 하다.

북한 주민들은 일반적으로 이 초상휘장을 소중하게 모시며 함부로 손으로 가리키거나 만지면 '불경한' 행위로 간주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과거 금강산 및 개성관광 당시 북측 인사들과 접촉한 우리 측 관광객들이 이를 '배지'라고 부를 때 마다 북측 인사들은 "이는 배지가 아니라 초상휘장"이라고 반드시 정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에서 초상휘장은 지난 1970년 당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장을 맡고 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5차 당대회에서 발기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존 당시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 국방위원장의 초상휘장이 각각 존재했으나 사망 이후 2012년 4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김씨 부자 모두의 얼굴이 담긴 이른바 '쌍상'을 부착하고 나온 것이 포착됐다.

이후 주로 고급 간부들을 중심으로 '쌍상'이 보급돼 현재 하급 간부들과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같은 쌍상이라도 그 재질과 모양에 따라 '격'이 구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해 북한에서 '초상휘장'이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대표단은 입국 당시는 물론 지난 18일 진행된 선수촌 입촌식에서도 밝고 깔끔한 정장 차림에 왼쪽 가슴에는 한결같이 인공기와 '쌍상'을 부착하고 등장했다.

이와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 "이들이 착용한 쌍상은 북한의 고위급이나 외교일꾼들이 착용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이번 대표단이 부착한 휘장은 김정은 제1비서가 공식 석상에 착용하고 나온 것과 거의 같은 모양이다.

응원단파견 까지 언급했던 북한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단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대우'를 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김 제1비서 집권 후 첫 '체육외교'의 계기로 삼고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에도 신경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대표단과 응원단 모두 가슴에 휘장을 달고 있었으나 대표단과 임원, 응원단이 각기 다른 휘장을 달고 있어 차이를 보였다.

한편 현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제1비서의 얼굴이 단독으로 담긴 휘장이 존재하는지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제1비서의 휘장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엇갈리는 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당시 북측 한 관계자는 우리측 취재진에 "2012년도 초에 (김 제1비서의) 휘장이 만들어졌다"며 "동그란 모양과 네모난 모양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응원단으로 남측을 방문한 바 있는 김 제1비서의 부인인 리설주는 아직까지 공식 석상에서 한번도 휘장을 착용한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 배경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유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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