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우충원 기자] 톱니바퀴같은 조직력 축구를 선보인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15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중국과 축구 F조 1차전 예선 경기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북한은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날 경기를 펼치기전까지 북한의 전력은 베일에 가려 있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46위인 북한은 중국(97위)보다 객관적 전력이 뒤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북한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4-4-2 전술을 사용하는 북한은 축구에서는 어울리지 않지만 약속된 플레이로 경기를 펼쳤다. 필요한 순간 약속된 자리에 위치해 선수들이 군더더기 없는 축구를 펼치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첫 골 상황에서도 왼쪽에서 달려들던 서현욱은 사실상 슈팅에 가까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반대편에서 어느 새 심현진이 달려들며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선보였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없던 북한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많은 활동량을 선보이며 중국을 압도했다. 중국도 역습을 통해 반격을 노렸지만 북한의 탄탄한 포백라인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북한은 리영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라인 앞에서 상대의 역습을 막아냈다. 또 공격시에는 전방으로 빠른 패스를 연결하면서 활발한 플레이가 펼쳐지도록 연결했다.

측면 수비수들의 전방 오버래핑도 활발했다. 정해진 길을 뚫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3차례나 중국의 골네트를 흔드는 등 위력적이었다. 특히 무리한 개인기를 남발하지 않고 패스 플레이를 펼치면서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꽤나 위협적이었다.

물론 최전방 공격수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폭발적인 활동량을 통해 체력적인 우위를 점한 북한은 중국 보다 한 수위의 전력임을 나타냈다.

그동안 북한은 여자축구가 아시아에서 강세를 보였다. 또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남자 축구는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북한이 보여준 경기력은 대단했다. 단순히 참가하는데 의의를 둔 모습은 아니었다.

뚜껑이 열리고 전력이 드러난 북한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닌 것을 스스로 증명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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