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100만 달성'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개선문에서 안내원과 기념촬영 중인 관광객의 모습. /블룸버그 제공
북한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100만 달성'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개선문에서 안내원과 기념촬영 중인 관광객의 모습. /블룸버그 제공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에 대한 호기심이 서구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100만 달성’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 기한을 설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북한을 다녀가는 외국인 방문자 수는 연간 1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고려여행사의 대표인 영국인 사이먼 코커렐에 따르면 북한을 찾는 유럽 관광객은 연간 5000~6000명 정도다.

게다가 지난 4월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월과 매튜 토드 밀러가 북한에 억류된 이후 미국인 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어 이러한 목표는 ‘희망사항’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럼에도 최근 북한을 찾는 외국 관광객은 조금씩 느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의 최근 기사를 인용, 올해 상반기에 북한을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0% 늘었다고 전했다.

중국에 기반을 둔 또 다른 외국 여행사인 영 파이오니아 투어스도 자사를 통해 북한을 방문하는 인원이 매년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출신으로 영 파이오니아의 운영자인 로완 비어드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올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듯 그렇게 어둡고 우울하며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진 슬픈 곳만은 아니다”라는 말로 관광지로서 북한에 대한 소개를 대신했다.

평양 시내에서 지하철로 6개 역을 이동했다는 미국인 관광객 펠리시티 블룸은 “지하철에서 만난 학생들도 우리가 그들에게 관심을 보인 만큼 우리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에서도 스키와 사이클링, 골프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지만 늘 북한 ‘경호원’이 동행하는데다 북한 정권을 찬양하는 기념물을 둘러봐야 하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관광수입이 북한의 폐쇄적인 정권을 견고하게 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지만 관광 비용이 절대 만만치 않다는 점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해준다. 미국의 북한전문 여행사인 우리 투어에서 운영하는 8일간의 사이클 투어에 필요한 비용은 2850달러(295만원)나 된다.

북한을 140번이나 방문한 코커렐은 “북한이 주민들이 외국인과 접촉하는 것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생각해보면 (북한 정권 변화에 미치는)관광의 긍정적인 영향은 상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전문가인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북한 정권이 수십년간 정권의 틀을 변화시키지 않고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을 찾아왔는데 관광산업으로 방향을 잡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여러 가지로 불편한 것 투성이인 북한에 기꺼이 오래 머무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정권 유지 수단으로 관광산업을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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